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1년여만에 10여개의 전선업체들이 부도를 냈다.
9일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은 IMF 관리체제에 접어들면서 진로인더스트리즈·대붕전선·엔케이전선 등 3개 상장업체를 비롯해 동신전선·남성전선·한일전선·신대한·동호·한도전선·대광전선·대화공업·국민전선 등 12개사가 부도를 내거나 퇴출에 따른 조업중지 또는 청산과 화의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선업계가 부도의 악몽에 시달리게 된 주 요인은 건설경기 침체와 사회간접자본 등 공공부문 투자 위축에 따른 각종 통신·전기공사의 수주 물량이 격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체별로는 IMF 직전 모기업의 자금사정 악화로 부도를 낸 진로인더스트리즈가 법원의 화의인가를 받았고, 대붕전선이 화의인가 결정과정 개시를 신청해놓고 있다. 최대 주주가 농협중앙회로 넘어간 엔케이전선은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재산 보전처분 결정을 받은 상태다.
또한 삼성전기 계열사인 한일전선은 동양전자공업이 인수해 상호를 동양전선으로 변경한 후 사업을 재개했고, 현대그룹 계열 절연선 제조업체인 신대한은 고려산업개발 전선사업부로 사업이 이관됐다.
동신전선은 회사청산 절차를 밟고 있고, 태일정밀계열인 동호를 비롯해 한도전선·국민전선·대화공업·남성전선 등은 당좌거래 정지 등 조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밖에 반월공단 소재 대광전선은 부도 후 회사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구 노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