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톨게이트가 보이면 차들이 속도를 약간만 늦추었다 그냥 달린다. 표를 뽑으려고 기다릴 필요도 없고, 요금정산 때문에 차들이 길게 늘어설 필요도 없다. 또 부산에서 야채를 실은 화물차가 대전을 통과할 때도 차안에 설치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이용해 단말기에 보이는 전국의 고속도로 및 국도의 차량정체 상황을 확인한 후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도로를 달려 가락동시장에 도착한다.」
조만간 우리 눈앞에 다가올 지능형교통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의 세계를 설명한 내용이다.
이러한 ITS는 크게 차량의 정확한 숫자와 속도를 측정하는 차량탐지기술과 위성을 이용해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는 GPS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차량탐지기술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두가지 방식이 사용됐다. 하나는 광센서를 이용해 정확한 영상을 촬영하는 방식이고 나머지는 초음파를 달리는 차량에 발사해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들 기술은 차선 및 제한속도를 위반하는 차량단속 등 각각 한가지 용도로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지만 달리는 차량의 숫자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하는 용도로는 에러가 자주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완벽하게 해결한 기술을 최근 중소 벤처업체가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루정보통신이 최근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리(루프)방식의 차량탐지시스템이 그것이다. 이 시스템의 작동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고속도로에 사각형의 루프코일을 설치한 후 차량이 지나갈 때 코일에서 발생하는 자장의 세기를 측정하면 수시로 변하는 고속도로의 교통상황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 코일을 통과하는 차량의 빈도와 통과속도만 측정하면 교통량과 주행속도가 자동적으로 계산되어 중앙통제소에 있는 서버에 전송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또 기존 차량탐지시스템의 경우 벼락이 칠 때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는 문제점도 완전히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21세기형 ITS 구축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제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제품을 개발한 그루정보통신은 지난해 4월 설립된 신생회사이지만 지금까지 차량탐지시스템 외에도 고속도로정보 표시판, 통행료징수 자동화시스템 등 첨단 ITS분야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만을 잇따라 선보임으로써 그 기술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