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스테이션(WS)분야에서도 윈도NT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워크스테이션용 운용체계(OS)는 유닉스라는 고정관념이 지배적이었으나 지난해부터 윈도NT의 본격적인 시장침투로 범용분야는 물론 전문 기술분야에서까지 NT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세계 워크스테이션시장은 판매대수면에서 윈도NT기종이 유닉스기종을 2배 이상 능가한 데 이어 올해는 매출액 면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IDC가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오는 2002년까지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은 매출액 기준으로 11% 정도 감소하는 반면 NT 워크스테이션은 21%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앞으로도 NT바람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시장 역시 올 상반기 판매된 5천9백64대의 워크스테이션 가운데 NT기종이 1천4백43대로 전체 24.2%를 차지했으며 내년에는 15%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NT시장의 확대를 겨냥, 업체들도 다양한 종류의 NT기종을 출시하고 있는데 실리콘그래픽스(SGI)의 경우 내년 1월 12일(한국시각) 「비주얼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NT 워크스테이션시장에 뛰어들 것을 선언하고 나서 이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GI가 출시할 제품은 2개의 인텔 펜티엄Ⅱ CPU를 탑재한 4천달러 미만의 모델과 인텔 지온프로세서를 4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6천달러 이상의 상위모델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그래픽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아직 이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제품을 사용해 본 사용자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종류의 워크스테이션보다 그래픽성능이 매우 탁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SGI의 NT 워크스테이션시장 진입이 업계의 큰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 시장이 그래픽 성능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 워크스테이션시장은 크게 테크니컬시장과 범용시장으로 나뉘어지며 테크니컬분야에서 사용되는 솔루션 중 80% 이상이 그래픽관련 분야에 집중돼 있다. 건설 등에 많이 쓰이는 캐드솔루션, 반도체 회로설계 등에 많이 사용되는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지리정보시스템인 GIS, 3D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콘텐츠 제작분야(DCC) 등이 모두 그래픽 중심의 솔루션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래픽에 강점을 가진 SGI의 등장이 NT 워크스테이션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SGI의 공세에 대해 기존 업체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HP와 컴팩 등 기존 업체들은 신속한 모델 개발을 통한 다양한 라인업과 시장차별화로 충분히 기존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전세계 워크스테이션시장을 휩쓴 「카약 PC워크스테이션」제품군을 내놓고 있는 HP는 최근 3D 오픈GL을 지원하는 「엑셀갤럭시」를 채택한 제품군과 2D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매트록스 「밀레니엄」 카드를 탑재한 제품군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HP는 업계 1위로서의 지명도와 마케팅 능력을 바탕으로 SGI가 공략하려는 전문 그래픽용 시장보다는 금융기관 등 범용 워크스테이션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곳에 집중할 계획이다.
디지털과의 합병으로 상대적으로 워크스테이션 볼륨이 커진 컴팩도 최근 자사의 「파워스톰300」과 「엘자 글로리아 시너지+」를 탑재해 그래픽 성능이 대폭 강화된 「SP700」 모델을 내놓고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컴팩은 내년초 인텔 펜티엄 지온 5백㎒ CPU에 「파워스톰600」을 채택해 그래픽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는 등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