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동호회에선> 나우누리 "혈액은행"

 보통 사람들이 평생 한두번 할까 말까 한 헌혈을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취미삼아」 하는 사람들이 있다. PC통신의 나우누리 「혈액은행 헌혈동호회」(시솝 전재성)가 바로 그곳으로 백혈병이나 골수암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개설된 천사들의 모임이다.

 이 혈액은행 헌혈동호회원(go SGSAVLF)들은 보통 한달에 한두번씩 헌혈을 하고 2∼3명씩 짝을 지어 피를 뽑아 헌혈증서를 필요한 이들에게 무료로 전달하는 것이 이들의 최대 활동이다.

 일반 동호회들이 목적 없이 커피숍이나 술집에서 번개모임을 갖는 데 반해 혈액은행 동호회원들은 단지 피를 뽑기 위해 병원이나 헌혈의 집에서 번개모임을 갖는다. 헌혈중에도 혈장헌혈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시간을 이용해 그동안 얘기도 나누고 만화책도 보면서 모임을 갖는 게 다른 동호회와의 차이다.

 동호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열린 광장」에 백혈병 환자를 도와달라는 게시물이라도 올라오는 날에는 틀림없이 혈액은행 번개모임이 있다고 해도 될 정도.

 특히 통신이나 방송, 병원에서 급한 요청이 있을 때 필요한 혈액형의 회원들이 신속하게 모여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혈액형별과 지역별로 나뉘어 있다.

 지난 3월 나우누리에서 헌혈 동호회를 구성한 혈액은행 동호회는 지금 회원 1백60명이 가입되어 있으며 이중 1백여명이 대학생이고 나머지가 직장인과 고등학생들로 의협심이 강한 젊은층들이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수시로 헌혈을 해 현재 2백50장의 헌혈증서를 모아놓고 있으며 헌혈단체나 기독교·천주교 등 종교단체와 협력해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19일에는 서울 대학로에서 헌혈캠페인을 벌이면서 헌혈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이한 것은 과거 백혈병을 앓았다 완쾌된 사람들이 다수 동호회 회원으로 등록해 헌혈은 할 수 없지만 용기를 북돋아주는 경험담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아 한몫 하고 있다.

 시솝 전재성씨는 지난 5월 백혈병으로 고생하는 충남 태안의 한 여고생을 돕자는 번개통신이 들어와 그동안 모은 헌혈증서 30장을 보내주는가 하면 이화여대 학생이 피가 모자라 급히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헌혈을 한 것이 마음 뿌듯하다고 전한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