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형 PCB 개발 시급

 환경라운드가 전세계 전자·정보통신기기 무역질서에서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이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소재인 에폭시수지의 난연재로 사용돼온 할로겐 화합물 첨가를 엄격히 규제할 움직임을 보여 국내 전자·정보통신기기업계는 물론 PCB 및 원판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94년부터 PCB의 난연재로 사용되고 있는 브롬 등 할로겐족 화합물의 사용을 규제해 왔는데 내년 7월부터 지금보다 10배 이상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격으로 하는 화합물배출규제법을 적용키로 함에 따라 할로겐족 화합물이 첨가돼 가공된 PCB 및 원판은 독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유럽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이 이 법을 적용할 경우 여타 유럽 국가들도 따라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내년 하반기경에는 국산 전자 ·정보통신기기의 유럽 수출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PCB업계의 한 전문가는 『현재 에폭시계 PCB의 난연재로 사용되고 있는 브롬을 비롯한 할로겐족 화합물은 소각폐기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배출, 유럽·일본 등지에서 그 사용량을 규제하는 대신 질소·인산계 화합물로 대체해가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내에서는 질소·인산계 화합물을 난연재로 사용한 에폭시 원판이 생산되지 않은 데다 PCB업체는 물론 세트 제조업체들도 이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르면 내년 하반기경부터 기존 PCB를 채택한 전자·정보통신기기는 물론 베어PCB·원판의 대독일 수출이 전면 금지될 수도 있다』면서 『국내 PCB업계의 다각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 도시바는 최근 세계 처음으로 비할로겐족 화합물을 난연재로 사용한 그린원판을 개발, 미국 UL을 획득해 본격 생산에 나섰으며 마쓰시타와 히타치도 조만간 개발을 끝내고 규격 승인 작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