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행정자치부 공보관 겸 정부전산정보관리소장
행정자치부가 최근 추진중인 그룹웨어시스템의 개발과 확대보급 계획에 대해 그룹웨어업계를 비롯한 각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행자부의 계획에 대해 많은 공공기관에서 공감과 함께 적극 동참할 뜻을 표시해 오고 있어 보람에 앞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행자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정부는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정부를 조속한 시일안에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행자부는 자체 정보시스템을 달라진 환경에 맞게 개선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해온 그룹웨어시스템을 국제 표준방식인 웹버전의 인트라넷 그룹웨어시스템(나라21)으로 바꾸기로 한 것도 이 작업의 일환이다.
짐작컨대 일부 그룹웨어업체들이 걱정하는 사항은 정부에서 「나라21」의 개발주체인 특정업체와 연계해 이 시스템을 전 공공기관에 무료로 보급하면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 불필요한 예산 낭비라든지 특정업체의 시장독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룹웨어의 특성상 하나의 그룹에서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관리비용을 절감하고 업무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이치는 정부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정부 역시 민간기업과 같이 문서를 유통시키고 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하나의 그룹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는 국민세금으로 이뤄진 예산을 절약한다는 차원에서 부처간의 원활한 정보공유를 통해 각종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그룹웨어의 확대보급 계획은 더욱 저렴한 비용을 들여 정부기관의 정보공유체제를 구축한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부가 시장을 독점함으로써 민간 그룹웨어업체의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정부는 단순히 조직의 이익만을 추구할 수 없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 그룹웨어 사용에 대한 정부의 기본방침은 현재 진행중인 표준화 작업을 통해 다른 그룹웨어시스템간에 문서유통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개발중인 「나라21」의 표준사양이 공시되면 민간 그룹웨어업체들은 이 표준에 맞춰 상호 호환되는 시스템을 개발해 공급할 수 있다.
호환성을 갖춘 제품의 등장은 곧 국내 그룹웨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점유한 공공기관의 수요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다. 행자부의 계획은 공공기관의 그룹웨어 시장을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행자부는 이번에 개발중인 「나라21」을 이미 기존 국정보고유통시스템을 사용중인 47개 기관(52개 중앙행정기관 중 36개 기관과 2백48개 지방자치단체 중 11개 기관)에 우선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5명의 전산소 직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내년부터 지방까지 전 기관에 무료로 보급한다는 것은 전혀 정부 방침이 아니다. 더욱이 「나라21」에 대한 지적소유권을 정부가 갖고 있어 특정업체의 시장독점을 주장하는 지적은 옳지 않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그룹웨어를 비롯한 정보시스템의 도입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그다지 좋지 못한 재정 상황으로 인해 투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민간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막대한 기술투자 부담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조속한 정보화를 통한 전자정부 구현으로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다. 행자부는 이를 위한 최적의 정책방안을 찾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 이번 사업을 다소 오해하고 있는 듯하다. 관련업계의 많은 이해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