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장비제조사, IMF 한파불구 올 매출 예상외 호조

 IMF 관리체제에 따른 불황으로 외국 방송장비 수입사들의 올 매출이 극히 부진한 것과 달리 국내 방송장비 제조사들은 예상외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서전자·고려전자엔지니어링·컴픽스 등 국내 방송장비 제조업체들은 올해 내수부진에 대응, 신제품 개발·공급과 수출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데 힘입어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전년도와 엇비슷한 실적을 올렸거나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등 IMF한파속에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전자엔지니어링(대표 남명희)은 올해 텔리디스플레이 수출 10만달러를 포함해 총 3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도와 같은 실적을 유지했으며, 방송·보안장비 전문업체인 보은전자통신(대표 우영섭) 역시 올해 중저가 문자발생기·라우팅스위처 등의 판매호조로 방송장비 분야에서 작년과 같은 35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문자발생기 전문업체인 FA전자(대표 박종설)는 올해에 중저가제품의 판매 강세로 작년과 같은 12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고, 방송솔루션 전문업체인 CIS테크놀로지(대표 이준)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오히려 1억원 가량 늘어난 13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서전자(대표 장기선) 또한 오디오·비디오 라우팅스위처 및 동시회의시스템의 판매호조로 올 매출이 전년도와 같은 35억원 가량을 올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비록 문자발생기업체인 컴픽스(대표 김광수)가 올해 매출이 수출 2억원을 포함해 11억원 가량에 그쳐 작년의 26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고, 방송장비솔루션업체인 아이큐브(대표 강성재)도 작년(35억원)에 비해 19억원 가량 줄어든 16억원을 예상하고 있는 등 일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업체도 있지만, 국내 방송장비 제조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올해 최대 80%에 달하는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기록한 외국 방송장비 수입업체들에 비해 선전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방송 등 대형 수요처들이 구조조정작업의 일환으로 고가장비 구매를 꺼려 외국장비 수입사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으나 국내 제조사들은 사업 아이템이 비교적 소규모 프로젝트여서 나름대로 시장을 개척, 불황을 이겨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