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대양전기가 저항기사업을 포기하면서 저항기업계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76년 설립돼 20년 이상을 저항기사업을 펼쳐온 한국대양전기가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국내 저항기산업은 이제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대륙전기와 세방전자가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한국대양전기가 저항기사업을 포기함으로써 올해 들어 3개 업체가 저항기사업을 정리하는 선례를 남겼으며 내년에도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항기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한국대양전기의 사업포기가 비단 한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저항기업계의 전반에 걸친 문제가 표출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저항기의 경우 기술개발이 한계에 이르러 이제는 생산능력 및 단가경쟁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국내 저항기업체들은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저항기사업을 포기하는 결과까지 낳았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의 가장 큰 경쟁대상인 대만 업체의 경우 철저한 분업화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전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저항기업체들은 내수시장에만 안주, 생산성 향상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더 이상 저항기사업을 계속해 봤자 적자폭만 늘어날 것이 뻔한 지경에서 부도보다는 사업정리라는 길을 택한 한국대양전기에 대해 부러운 시선을 보내는 업체들도 많은 실정이다.
이 업체들은 세트업체의 가격인하 압력으로 판매가가 거의 생산원가에 육박하고 있지만 저항기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가격을 올려달라고 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 여건만 허락한다면 빨리 사업을 정리하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다.
저항기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저항기가 공급과잉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국대양전기처럼 적절한 판단으로 사업을 조기에 종결하는 것이 국내 저항기시장을 살리는 길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