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 협상의 관문인 아서 D 리틀(ADL)사의 책임 경영주체 선정을 위한 실사 결과가 24일 발표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빅딜의 타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 다.
특히 23일 오후까지도 실사 결과를 발표할 주체가 어느 곳인지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을 정도로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 측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자신들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고 그동안 빅딜 협상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해온 산업자원부·금융감독위원회·전국경제인연합회 등도 코앞에 둔 발표를 꺼리고 있다.
반도체 통합에 적극성을 보이던 정부 기관이나 전경련이 막판에 발을 빼고 있는 것은 경영주체로 선정되지 못한 회사 임직원들의 반발 등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자부 측은 『기업의 문제를 정부가 발표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며 『ADL의 평가결과에 따르면 될 것』이라며 한발짝 물러선 상태고 금감위 역시 『시한내 경영주체 선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워크아웃 선정이 불가피하며 귀책사유가 있는 기업에는 여신중단 등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원론만 되뇌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발표의 총대를 멜 것으로 예상됐던 전경련도 『발표는 컨설팅사에 실사를 맡겼던 업체들이 직접 해야 할 사항』이라며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평가작업을 실시해온 ADL사가 LG반도체와 정식 계약없이 특정 회사를 경영주체 적격자로 내세우는 데 부담을 느껴 양사의 기술력과 재무구조 등을 분야별로 채점해 최종 결정을 금감위 측에 떠넘길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면서 빅딜 결과에 대한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소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최종 결과 발표가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이나 다음주로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특정업체를 경영주체로 확정하는 결과가 발표되더라도 후유증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전자가 경영주체 적격업체로 결정될 경우 합법적인 계약 절차 없이 실사를 진행한 데 대해 LG반도체 측이 승복할 가능성이 극히 적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ADL의 평가결과가 발표되더라도 법적인 구속력이 없어 해당업체가 승복할지 의문』이라면서도 『워크아웃이나 여신중단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경우 수습하기 어려운 파국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