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에 제조 브랜드와 수입원이 표기되지 않은 무적(無籍) 대만산 CD롬 드라이브가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D롬 드라이브 공급업체들은 PC 성수기인 겨울방학을 앞둔 데다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1천1백∼1천2백원대로 안정세를 보이자 값싼 대만산 CD롬 드라이브를 수입, 공급하면서 제조사명은 물론 국내 수입사명조차 표기하기 않은 무적제품을 유통시키고 있다.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무적제품은 대만산 두세 종으로 최근 국내 시장에 40배속 제품 보급이 확산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자 소규모 무역상들이 무명 제품을 단타성으로 수입, 헐값에 처분하고 치고 빠지는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지난 10일경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Made in Taiwan」 등 제조국만 표기돼 있을 뿐 제품 포장지나 내용물 등 어느 곳에도 제조사명이나 수입사명이 표기돼 있지 않고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사용설명서에도 데이터 전송속도나 평균 탐색시간 등 최소한의 사양도 소개하지 않아 제품 성능을 의심케 하고 있다.
또한 이들 제품에는 국산 또는 수입산 컴퓨터 주변기기에 반드시 부착하도록 돼 있는 전자파적합등록필증인 EMI 스티커가 누락돼 있으며 고장 발생시 애프터서비스를 받기 위해 연락을 취할 만한 연락처도 표기돼 있지 않아 이를 모르고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시중에서 기존 40배속 제품이 8만5천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는 것에 비해 이들 제품은 이보다 1만원 이상 싼 7만3천∼7천4천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LG나 삼성전자 브랜드 32배속 제품에 비해서도 3천∼4천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지난 10월 대만산 에이오픈과 BTC 브랜드 제품이 국내에 소개된 이후로 지난달말 태일정밀이 40배속 제품을 출시했고 LG전자 역시 다음주에 32배속 후속모델로 40배속 제품을 출시할 예정인데 대만산 저가 무적제품이 시장 가격질서를 흐리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초부터 본격화될 40배속 CD롬 드라이브 시장 유통질서가 어지러워지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