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온라인 게임시장은 내수시장 확대와 해외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입증한 도약의 해로 평가된다.
PC·아케이드·가정용 등 여타 게임시장이 IMF관리체제라는 사상 초유의 국가 경제위기 상황속에서 침체에 허덕인 반면 유독 온라인 게임만이 고속의 성장가도를 달렸다.
올해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작년(30억원대)의 2배에 가까운 50억∼60억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게임 이용자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텍스트 위주의 머드(MUD)게임이 주를 이뤘던 작년과는 달리 화려한 그래픽과 텍스트가 조화된 「그래픽 머드게임」 또는 「머그(MUG)」게임이 대거 등장, 온라인 게임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머드게임은 캐릭터를 점 하나, 점 둘의 형태로 나타내고 모든 상황 전개를 문자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머그게임은 캐릭터와 건물·배경화면 등을 그래픽으로 처리하고 채팅까지 가능케 해 게이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95년 넥슨(대표 김교창)이 세계 최초로 개발, 96년 5월부터 상용서비스에 착수한 「바람의 나라」는 작년에는 4억원대의 매출실적을 보였으나 올해는 8만여명의 유료사용자를 확보하며 월 7천만∼1억원대의 매출을 통해 총 10억원의 매출실적을 거뒀다.
지난 9월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간 NC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리니지」는 서비스개시 불과 3개월 만에 월 4천만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온라인 게임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이와 함께 팬택네트(대표 국현섭)의 「마제스티」, 태울(대표 조경래)의 「영웅문」, 청미디어(대표 김양신)의 「워바이블」, 아블렉스(대표 이철원)의 「아이시스」, 메닉스(대표 손승철)의 「다크 세이버」, 애플웨어(대표 이은동)의 「머그 삼국지」, 지오인터랙티브(대표 김병기)의 「범핑카」 등 10여종의 게임이 작년 말과 올 초에 잇따라 상용서비스에 들어가 머그게임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특히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는 온라인 게임의 사용빈도 기준인 같은 시간 접속자수가 최근 7백명에 육박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 전체 이용자수는 10만∼1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머그게임의 시장규모는 작년 전체 온라인 게임시장의 10∼12%인 4억∼6억원에서 올해는 25억원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최근 텍스트 위주의 머드게임이 무료서비스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온라인 게임시장의 80% 이상을 머그게임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이후 대부분 게임의 월이용료가 1만원 이상씩 인하되는 등 시장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같이 온라인 게임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게임의 질적 수준 발전과 함께 올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속칭 「게임방」의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고속 전용회선과 다양한 콘텐츠를 구비하고 시간당 1천5백∼2천원의 사용료를 받는 게임방으로 인해 온라인 게임 대중화의 걸림돌로 제기되는 회선과 접속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올해 온라인 게임이 해외진출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넥슨이 지난 7월부터 미국에서 「바람의 나라」 영문판인 「넥서스(NEXUS)」를 직접 서비스, 월 3만달러 가량의 수익을 얻고 있으며 NC소프트도 지난 11월 미국 인터넷 서비스제공업체인 트론코(Tronco)와 협력관계를 체결, 애틀란타·뉴욕 등 북미 5개 지역에 「리니지」의 독립서버를 각각 구축해 미주지역에서 내년 초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팬택네트와 애플웨어도 각각 일본시장에 진출했으며 메닉스·아블렉스·청미디어·태울 등도 미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