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 ADL 실시결과에 강력 반발

 반도체 빅딜과 관련, 아서 D 리틀(ADL)사의 평가결과에 대한 LG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세다. 합병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변의 대체적인 예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승복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요일인 27일 오후 LG반도체 구본준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ADL에 대한 법적 대응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히면서 ADL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오히려 더욱 조이고 있다.

 하루 전인 26일에는 평가 결과의 편파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반박자료를 배포, 스스로 퇴로를 차단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이 자료는 『경영주체 선정을 위한 평가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성,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객관성,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ADL은 이 중 어느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보고서를 발표, 세계적 컨설팅 회사라는 명성을 무색케 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평가기준의 상호 합의를 일방적으로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평가과정에 투입된 컨설턴트 중 D램 전문가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주장이다.

 LG그룹은 우선 ADL 보고서 전문에 대한 정밀한 검토작업 결과를 조만간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제출, 활로 모색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반박 자료는 ADL의 15가지 평가항목 중 △재무건전성 △투자수익성 △자산 활용능력 △신공정 기술수준 △차세대 신제품 개발기술 △신생산시설수준 △투자시기 적절성 △제품 구성비율 △생산원가 효율성 △연구개발전문인력 등 10개 항목에서 LG반도체가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LG반도체의 반박보고서 내용은 △재무건전성 △신공정 기술수준 △신생산시설수준 △투자시기 적절성 △제품 구성비율 △주요고객구성 △지적재산권 보유 △연구개발 전문인력 등 8개 항목에서 현대전자가 우세하다는 ADL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것이다.

 이번 반박자료의 내용만 보면 적어도 빅딜의 직접 대상인 LG반도체 측은 28일 채권단 회의 전까지도 빅딜보다 독자생존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반도체 빅딜은 채권단협의회의 결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때까지 타결이 되지 않을 경우 현대와 LG의 반도체 부문 합병을 둘러싼 잡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LG반도체 측의 이같은 강성기류에도 불구하고 LG그룹 차원에서는 정부 측과 물밑협의가 계속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금감위 등 정부 일각에서는 통합법인의 지분율 배정 또는 통합법인 형태에 대해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막판 극적 타결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