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미국 UNISYS 회장 WEINBACH

 로렌스 A 와인백 유니시스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7년 9월 취임하기 전까지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업체 앤더슨 월드와이드에서 36년간 근무해온 경영의 귀재. 8년여 동안 앤더슨 최고경영자를 역임하면서 회사매출을 4배 이상 끌어올리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던 그는 유니시스에 부임한 이후에도 침체에 빠져 있던 회사경영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했다. 또한 유니시스의 사업 정체를 단순 하드웨어업체에서 컨설팅을 비롯한 종합시스템서비스 업체로 변신시키는 등 시장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하는 그의 메시지를 들어본다.

<편집자>

 「진정한 지도자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이 따르기를 진정 원하는 사람이다.」

 지난 6월 펜실베이니아대학 워턴스쿨 주최의 한 리더십 세미나에 참석한 1백여명의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유니시스의 회장겸 CEO 자격으로 전달한 첫번째 메시지다. 이같은 말로 나는 리더십 사고에서 일어나는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최근 경영전문가들 사이에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은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한다는 생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워턴회의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치열해지는 경쟁과 국제화하는 시장은 기업들로 하여금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또 고객중심의 조직을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의 조직에서는 내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는 전통적인 경영자와는 달리 변화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지도자들이 성공을 거둘 것이다. 내일의 지도자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직접 참여해야 하며 통제자가 아닌 협력자로서, 그리고 종업원들의 반응을 억지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소프트기술」을 사용하는데 능숙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인력채용 업체인 콘페리 인터내셔널의 최근 보고서에는 「전지전능한 CEO(controllasaurus)」는 위험한 부류의 사람들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수년간에 걸쳐 리더십에는 극적인 진화가 계속돼 왔다. 다시말해 과거의 지도자는 독재군주의 속성이 있었지만 오늘날의 지도자는 합의를 이루어 내고 전체 조직에 동기를 부여해 하나의 조직으로 작용하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독재자로서의 지도자라는 생각이 아직도 일부 기업에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오늘날 이것은 아주 비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태도가 아닌 것도 분명하다. 만약 당신이 손에 들고 있는 망치로 무언가를 할 수밖에 없다면 당신은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겁주어 복종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정보서비스 분야에 수십년간 종사하면서 정보기술(IT) 부문 전반에 걸쳐 리더십의 진화를 관찰하고 직접 참여하는 기회도 가졌다. 앤더슨 월드와이드의 책임자였을 당시 나는 극심한 변화의 시기에 자신들의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백명의 클라이언트 임원들과 함께 작업했다.

 앤더슨에서 CEO로 근무할 때는 앤더슨이 글로벌 경영컨설팅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연간매출 23억달러에서 1백15억달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었으며 유니시스의 CEO로 취임해서는 문화, 금융, 제품 및 서비스 상품에서의 변혁을 추진해 왔다.

 유연하면서 고객중심적인 조직에서 지도자는 「치어리더」가 될 필요가 있다. 명령을 내리는 대신 성취를 격려하고 가능하게 만드는 한편 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종업원들에게 맡겨야 한다.

 또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응원은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되는데 이는 리더십에 언제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새로운 지도자들이 커뮤니케이션에 접근하는 방법은 이전보다 훨씬 상호작용적일 필요가 있다. 이는 절대로 잘 듣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즉,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있을 때 그 대화는 그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훌륭하지만 난감한 면을 지적받을 때도 수세적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도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 그들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여라. 그리고 당신이 틀렸다면 이를 인정해야 한다.

 비록 전자메일이나 영상회의와 같은 기술들로 임원들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갖게 되었지만 효과적인 지도자들은 아직도 얼굴을 맞대고 실제로 참여하는 방법에 의존한다.

 나는 사실상 유니시스에 입사한 처음 석달 동안은 지구를 두 바퀴나 돌면서 1만2천명 이상의 종업원들을 직접 만나며 거의 길에서 시간을 보냈다.

 유니시스 본사 로비에서 나는 보통 이름을 부르면서 직원들을 만나고 또 그들도 그렇게 나를 부른다. 이같은 격식을 차리지 않는 행위가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개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나는 확신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납득시키기 위해 나는 종업원들을 전자메일 질의와 논평에 초대했으며 그들에게 개인적으로 답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수주일만에 나는 무려 4만5천개 이상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중 약 2천개 메일에 회신을 준 다음 사람들에게 『자, 이제 그만 됐어. 당신네들이 이겼어』라고 말했다. 지금은 모든 전자메일 질의를 주제별로 통합한 다음 우리 회사의 인트라넷에 있는 「래리에게 물어보세요(Ask Larry)」」라는 곳에서 회신한다.

 새로운 지도자는 또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조직적인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한다. 유니시스의 경우 대규모 조직인 고객들을 대할 때는 서로 다른 비즈니스 부서에서 여러 명의 대표들이 그 고객을 만나지 않고 유니시스 전체를 대표하는 한명의 고객 매니저가 거래할 수 있도록 영업조직을 고쳤다. 그리고 이전에는 분리됐던 지원인력과 일선 경영회의를 통합시켰다.

 또 우리는 팀워크 환경과 「건강한 상호의존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이 종업원과 갖는 관계는 대단히 놀랄 만한 것이다. 전통적인 지도자들은 종업원들이 가장 귀중한 자산이라고 수년 동안 공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종업원을 하나의 비용, 즉 통제하고 나아가 축소하기까지 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것의 여부는 종업원들에게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새로운 지도자는 매니저와 종업원들이 서로 상대편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상호이익적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아는 것이다.

 종업원들은 또한 조직의 주요한 경쟁도구인 혁신의 원천이기도 하다. 새로운 기회들은 순간적으로 나타나서는 곧 사라진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방법이 본사가 아니라 조직의 말단에서 부각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새로운 지도자는 그러한 아이디어들이 조직 내의 무력증에 의해 질식되지 않도록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위대한 아이디어는 종업원에게서 나온다. 그들은 어떤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도자는 무엇보다 여러단계의 경영계층을 타파해 사람들이 그들 마음속에 있는 것을 편안하고 기꺼이 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종업원에 대한 이같은 강조는 유니시스 핵심 기획 중의 하나로, 즉 종업원들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유니시스를 만들려는 것에 잘 반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사람들로 하여금 지도자를 추종하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전통적인 계급과 충성심이 사라져감에 따라 지도자들은 믿음을 통해 조직을 결속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믿음은 결정적이다. 믿음은 일관성을 토대로 구축된다. 행동의 일관성으로 편애하지 말 것이며, 말하는 것에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혼란스러움을 없애 종업원들에게 당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나는 일관성에 초점을 맞추는 문제로 가끔 퉁명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도 이 점에 대해 반박하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건 나쁜 소식이건 똑바로 말해야 한다. 사람들을 우롱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리더십은 실제로 사람들이 최선의 능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업무를 훌륭하게 처리하기를 원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들은 도전 받기를 원하며 성공하기를 원한다.

 지도자의 일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것만 실천할 수 있으면 나머지는 당신의 종업원들이 모두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약 력

 △58세

 △61년 펜실베이니아대  학 워턴스쿨 졸업

 △61년 컨설팅서비스업  체 아서 앤더슨 입사

 △89년 앤더슨 월드와이  드 최고경영자(CEO)

 △97년 9월 유니시스 회  장겸 사장,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