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새 밀레니엄을 개척하자> IMT 2000.. 국내업계 전략

 「이제는 IMT 2000이다.」

 IMT 2000을 선점하기 위한 각 나라 기술개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통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통신 선진국은 내로라 하는 자국의 통신업체를 중심으로 매머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IMT 2000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IMT 2000은 크게 미국 주도의 동기식과 유럽과 일본 주도의 비동기식으로 나뉘어 진행중이다.

 동기식은 위치추적시스템(GPS)을 이용해 기지국의 시각을 일치시키는 데 반해 비동기식은 자체 클록으로 이를 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동기식과 비동기식은 우선 무선 기반기술에서 차이가 난다.

 동기식은 퀄컴의 CDMA기술인 IS95를 기반으로 하는 데 반해 비동기식은 범유럽 표준이동전화 기술인 GSM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동기식과 비동기식 모두 무선 다중화 기술로 광대역 CDMA방식을 이용하는 데는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는 당초 동기식 개발 위주에서 지난 97년 동기식과 비동기식 모두를 추진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통신 선진국의 표준화 주도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쪽으로만 줄을 설 경우에 따르는 위험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우선 동기식 IMT 2000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주관기관으로 한국통신을 비롯해 총 67개 통신사업자와 제조업체가 99년 12월을 목표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정부지원 3백15억원을 포함해 자체 출연금 3백15억원 등 총 6백30억원이 연구비로 책정돼 있는 상황이다.

 동기식은 표준화 연구, 무선 접속테스트 베드 구축, 핵심 부품 개발 등 기반기술 확보와 단말기 시제품 및 고속모뎀용 ASIC칩 등 자체 표준모델 개발에 비중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내 기업은 지난 95년 초부터 비동기식 개발에 발을 담갔다.

 SK텔레콤은 지난 95년부터 NTT도코모와 IMT 2000 기술개발에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비동기연구개발단은 정부지원 없이 운영중이며 SK텔레콤·LG텔레콤·LG정보통신·현대전자 등 총 7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제조업체는 동기식과 비동기식 모두를 개발중이나 CDMA 상용화를 토대로 동기 방식의 규격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 비동기 방식은 주로 모뎀분야를 중점 연구중이다.

 제조업체 가운데 삼성과 LG는 자체 개발한 연구성과가 일본 및 미국 표준안(cdma 2000)으로 채택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정부는 IMT 2000 기술과 관련해 원천기술 확보를 주된 목표로 업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TRI와 업계·학계가 사업 중복 없이 분야별로 세분해 IMT 2000 기술 개발에 나서도록 도움을 주는 한편 최근에는 국내 업계의 공통의견을 모아 ITU에 제출하는 등 대외적인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같은 연구성과가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 96년부터 70억여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10㎒ 대역폭의 광대역 CDMA방식 모뎀칩을 장착한 단말기 및 기지국 등 IMT 2000 시스템을 개발해 국내 이동통신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한국통신이 선보인 제품은 기지국 제어기, 무선 ATM교환기 및 사용자 정보관리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고 기존 휴대폰 및 PCS보다 10배 이상 빠른 1백44K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갖췄다.

 1백44Kbps의 전송속도는 무선의 디지털 종합정보통신망급에 해당한다.

 한국통신은 이번에 개발한 약 40여건의 기술에 대해 국내외에 특허출원했고 위성부문을 비롯한 50여 항목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국제 표준화용으로 제안했다.

 한국통신은 핵심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 휴대폰이나 PCS와 같이 외국업체에 과다한 로열티를 물지 않고 국제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한국통신의 개발 성공으로 현재 미국·일본·유럽 등이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IMT 2000 시장에 우리나라도 본격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NTT도코모·모토롤러 등 거대기업들과 한국통신의 신제품 개발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밖에 SK텔레콤이 단말기 1대와 기지국 1대로 ATM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IMT 2000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고 ETRI도 전송속도 1백28Kbps급 시험시스템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