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새 밀레니엄을 개척하자> 정보보호

 정보보호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정보보호는 정보 자체가 자산이 되는 미래사회에서 온전하게 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수단이란 측면에서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정보보호 수단은 이제 정보화가 손길을 뻗치고 있는 모든 분야에 필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보급되는 양상도 종적·횡적으로 다양하다.

 개방형 시스템의 계층구조상 메인프레임에서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PC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포괄한다. 특히 정보보호의 필요성은 이제 PC뿐만 아니라 개인휴대단말기(PDA)·무선통신기기·IC카드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는 개인의 네트워크 접속 수단에도 해당된다.

 물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응용분야도 다채롭다. 유무선 데이터통신, 금융지불, 기업내부 전산망, 전자상거래(EC) 등 꼽아보면 보안기술이 응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다. 특히 눈부신 EC 환경 발전은 정보보호 분야의 확장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잠재력이 확인된 인터넷쇼핑몰과 홈트레이딩 등 EC 응용분야는 앞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형태로 다양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잡다단해지는 전산환경에서 정보보호는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임에 틀림없어 다가올 21세기에는 유망시장으로 부각될 것이 확실시된다.

 물론 정보보호 분야의 중요성은 산업·경제적인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군사력과 경제력이 세계 질서를 좌우했던 지난 세기와 달리 새로운 밀레니엄에서는 정보력이 풍미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보보호 산업의 기반이 곧 국가의 「힘」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결론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에 의하면 99년 한해 전체 정보보호 시장 규모는 4백42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정보기술(IT) 시장의 5.4% 수준에 불과하지만 원화로 환산할 경우 내년도 국내 예산의 60∼70%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보보호 시장이 해마다 15% 이상의 가파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정보보호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것은 물론 보안대책이 전무한 종전의 시스템을 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정보보호 기술과 제품은 일정 부분 플랫폼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IT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노벨·선마이크로시스템스·IBM·HP·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 등이 대표적이다.

등은 이미 자사 운용체계(OS)인 윈도에 암호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탑재하고 있으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자바언어를 보안환경에 맞춰 최적화하고 있다.

 IBM이나 HP도 막강한 보안 전담부서를 운영하면서 정보보호 분야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시큐리티다이내믹스·서티콤 등 암호 전문벤처기업이 가세하면서 가히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양상이다.

 이같은 추세는 기존 하드웨어(HW)와 단품 위주의 소프트웨어(SW) 업체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 공룡 기업과의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사용자들은 정보보호를 위해 별도의 제품을 도입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정보통신 제품에 정보보호 수단이 기본적으로 장착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MS 등 거대 IT 업체에 대한 종속도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경우 갓 태동기를 맞고 있는 정보보호 산업은 시급히 기반을 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국내에서 제도적인, 관행상의 장벽으로 해외 보안업체들의 시장장악 전략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이같은 양상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눈앞의 장사에 급급하고 있는 업계나 국가적인 발전 전략이 없는 정부가 언젠가 봇물처럼 터질 해외 업체들의 시장 진출에 무방비로 당할지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