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CRT)과 액정표시장치(LCD) 등이 갖고 있는 한계 -화면의 크기 제한 -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시장 형성에 대비, 국내 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브라운관업체들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르고 있는 PDP 상품화를 준비하고 있다.
오리온전기·LG전자·삼성전관 등 브라운관 3사는 일제히 브라운관 다음 세대의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PDP를 선정해 주력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우선 40인치급과 42인치급 제품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업체들은 40인치급에 이어 50인치급과 60인치급 패널 제작이 가능한 유리, 새로운 코팅방법 등 다양한 재료와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PDP 대중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가격인하를 이루기 위한 대량생산기술 확보에 역점을 두고 있다.
LG전자의 박복용 상무는 『오는 2000년까지 생산원가를 낮추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 업체들은 2005년까지 목표로 삼았던 인치당 판매가격 5천엔 수준을 2002년까지 앞당겨 달성하기 위해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면서 『국내 업체들도 효율문제와 코스트다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기술 제휴, PDP 개발에 나서고 있는 오리온전기는 전략사업으로 PDP를 집중 육성, 오는 2002년에 세계 PDP시장의 15%선을 점유한다는 야심찬 장기 경영전략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이 회사는 브라운관 3사 중 가장 먼저 98년 11월부터 벽걸이TV용으로 42인치급 와이드형 PDP를 개발, 월 3천장씩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두께 98㎜에 중량 38㎏의 교류(AC) 구동 방식으로 화면 밝기가 브라운관에 비해 손색이 없고 좌우 1백60도 이상에서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넓은 시야각을 확보하고 있다. 오리온전기는 이 제품의 성능 향상과 함께 생산량을 오는 2002년까지 연간 15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관은 신규 사업장인 천안공장에 PDP 파일럿 라인을 설치하고 TV용으로 초박형 42인치 와이드 PDP를 시험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은 브라운관 화질과 비슷한 3백50칸델라 이상의 고휘도와 4백 대 1에 달하는 콘트라스트를 갖는 것으로 두께 89㎜에 무게가 35㎏이다. 삼성전관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 제품을 월 1천장씩 생산, 주문 판매하는 한편 2000년에는 월 2만장씩 양산할 수 있는 설비투자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LG전자는 PDP를 디지털TV에 이어 두번째로 집중 투자키로 한 방침에 따라 우선 TV용으로 40인치 PDP를 월 1천장 규모로 생산해 주문 판매에 들어갔다. 이 PDP는 표시용 전극을 노출하지 않는 AC형 구동 방식을 채택해 화질이 우수하며 3백30칸델라의 휘도를 갖는다. 이 회사는 오는 2000년에 브라운관 화질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2천억원 이상을 투자, 월 1만장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