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000년대 뜨는 별> 박선희 ETRI 정보여론응용연구팀장

 박선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천기술연구본부 정보이론응용연구팀장(41)은 그야말로 정보통신분야 미래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40대의 여성 연구원이다. 정보통신기술·전기전자기술 분야의 연구원 등은 2, 3년 뒤 상용화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박 팀장은 적어도 20∼30년 뒤 세계 정보통신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원천기술을 연구한다.

 박 팀장의 연구분야는 정보통신업계에서는 다소 생소한 생체정보 감지기술. 이 기술은 미래 정보통신, 전기전자, 의학, 우주항공 분야에서 사용될 인간을 닮은 컴퓨터를 만드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연구분야다. 특히 원격 의료·교육서비스 등 미래 정보시스템에서 사용될 가상현실 분야에서 보다 실감있는 가상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감정, 생리현상을 측정해 이를 가상현실에 응용하는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개발된 가상환경 기술은 컴퓨터를 이용해 인간의 눈에 가상환경 공간을 제공하는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합니다. 생체정보처리기술은 이와 달리 외부 가상공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신체리듬, 생체정보 등을 파악해 인간과 가상현실이 상호작용하는 미래 핵심기술입니다.』

 박 팀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연구주제는 인간의 감정이나 생리변화시 발생하는 인체 내부의 성분변화, 예컨대 코티졸·아드레날린·젖산분비 현상을 계측해 이를 정보통신분야에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렇게 파악된 정보는 게임·원격교육·원격진료 등 가상공간과 상호작용을 거쳐 사용자가 원하는 실감영상을 만들어내는 데 이용된다. 이를 위해 가시광선 이상의 빛 반사·형광 등을 이용해 정확하고 직접적인 정보 계측이 필수적이다.

 『현재의 인간 정보 감지기술은 인체 피부 밖에서 일어나는 맥박·호흡·체온 변화 등의 파라미터 측정에 기반하는 감성공학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광섬유 등의 발달로 현대 과학기술은 인체 상태를 지배하는 근본적이고 직접적인 인간생체 계측기술을 개발중에 있습니다.』

 이 분야는 현재 MIT, 실리콘밸리 일부 연구기관 특정 연구자들이 초보적인 연구를 하고 있을 뿐 아직 뚜렷한 연구개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기기·전자기기 개발은 앞으로 수년 뒤의 미래를 책임지지만 뇌정보처리·생체정보처리 기술은 21세기를 책임질 수 있는 기반기술입니다. 현재 ETRI의 이러한 연구는 적어도 10년 뒤부터 세계 정보통신의 21세기를 움직여 나갈 것입니다.』

 2000년대를 맞는 박 팀장의 각오는 이처럼 단단하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