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000년대 뜨는 별> 배장만 대우통신 교환연구단장

 지난해 4월 통신장비업계에 큰 획을 긋는 사건 하나가 발생했다. 그동안 교환기시장에서 한치 양보없이 자웅을 겨루던 삼성전자·LG정보통신 등 국내 교환기 4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뒤처진다고 평가받던 대우통신이 한국통신의 TDX 100 교환기 공식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TDX 100 기종은 99년부터 앞으로 5년간 약 2조원의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TDX 10/10A에 이은 차세대 주력 국산 교환기다.

 대우통신이 교환기시장을 평정하기까지 수많은 엔지니어의 노력과 땀이 배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우통신 중앙연구소 교환연구단 배장만 단장(48)도 이같이 국내 교환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린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다.

 배 단장은 지난 77년 대우통신의 전신인 대한통신공업에서 교환기 소프트웨어 연구원으로 출발한 이래 교환기 분야에서만 20년 가까이 전념한 전문 엔지니어다. 국내 첫 국산교환기인 TDX 1부터 지금까지 배 단장의 손길을 거쳐간 교환기만도 1백여종에 이를 정도로 교환기업계에서는 「교환기통」으로 불린다. 교환기 돌아가는 소리만 듣고도 이상 유무를 진단할 정도로 교환 기술과 노하우에 관한 한 경지에 올라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배 단장은 통신분야에서 외국업체와 비교해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통신시스템이라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짧은 우리나라의 통신 역사에 비춰볼 때 통신시스템의 기술력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특히 교환기는 기술 수출을 통해 로열티 수입을 올릴 정도로 이미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산 교환기가 선보인 이후 꾸준하게 수출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는 단적인 실례입니다.』 실제로 교환기술은 「통신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통신기술의 핵심이며 인력 양성·기술 축적 등 부수적인 파급 효과도 엄청나다. 또 90년초부터 러시아·베트남·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6억7천만달러 정도의 시스템을 수출할 정도로 국산 교환기는 대표적인 수출 품목의 하나로 꼽고 있다.

 배 단장은 최근 개발한 TDX 100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외국업체의 주력 교환기와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감 때문이다.『TDX 100은 시스템당 26만 유선가입자와 50만 이동전화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또 아날로그와 ISDN 회선, 패킷·지능망·광가입자 서비스 등을 지원합니다. 기능과 성능 면에서 외산보다 우월하면서도 가격은 20% 정도 저렴합니다.』

 배 단장은 교환 기술은 이동 및 고정통신을 망라한 기반기술이라면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교환 기술에 관한 한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