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신호처리기(DSP)를 대신할 수 있는 아날로그 DSP 음장알고리듬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돼 세계 입체음향기술분야에서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벤처기업인 라스텔의 나홍운 사장(37)이 6개월간의 연구개발끝에 개발한 RSF(Royal Sound Field) 음장알고리듬이 바로 그것.
해마다 1, 2편의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업계에선 이미 입체음향 전문가로 통하는 그가 개발한 RSF알고리듬은 고가의 DSP칩을 사용하지 않고 오디오시스템은 물론 노래반주기·사운드카드·카오디오·TV 등 각종 음향관련 기기에서 아날로그로 다채널·다차원 음장을 구현할 수 있는 데다 값이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가상의 3차원 입체음장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SRS·Q익스펜더·스페셜라이저·3D포닉 등 외국의 값비싼 2채널 입체음향기술을 사용해왔던 국내 업체들이 최근들어 앞다퉈 RSF알고리듬을 채택하고 있다.
RSF알고리듬이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나 사장은 『음장기술은 음원이동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리감·공간감·방향감 등 4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기존 2채널 입체음향기술은 그렇지 못한 반면 RSF알고리듬은 이를 1백%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 사장은 국내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는 판단 아래 앞으로는 해외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우선 라스텔은 RSF를 채택한 국내 10여개 전자업체들과 함께 내년 1월에 개최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가, 국산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얼마전 컴덱스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오리얼(Aureal)사의 「3D사운드」를 비롯해 외국 기술과 한판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라스텔은 또 최근 중국 전자신문에서 RSF를 「황음장」이란 이름으로 관심있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중견가전업체인 버디(Birdy)사와 기술계약을 맺는 등 중국 본토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AV시스템과 정보통신을 결합한 21세기 정보가전분야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아날로그 DSP 알고리듬인 RSF와 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오디오사업을 내년부터 본격화할 생각입니다.』
작은 벤처기업으로 세계 입체음향기술분야에 도전장을 던진 라스텔이 돌비나 SRS 등 기라성 같은 외국업체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