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수치제어(CNC) 공작기계·산업용 로봇·레이저 가공기·컨베이어 등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해 실제 사용시 오차를 최소화하는 자동화 그래픽 시뮬레이션 분야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터보테크의 박기현 수석연구원(35).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금성반도체에 입사했다 1년만에 퇴사한 박 연구원은 8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에 입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최종 학위 논문은 「입체운동의 효율적 시뮬레이션을 위한 컴퓨터 애니메이션 시스템에 관한 연구」로 전기공학과 출신이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3차원 그래픽 시뮬레이션을 전공한 흔치 않은 케이스인 셈이다.
그의 이같은 이력은 공장 자동화(FA) 분야에서 빛을 발하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CNC 컨트롤러와 공작기계로 대표되는 메카트로닉스 분야는 기계와 전기·전자 기술은 물론 컴퓨터 및 3차원 그래픽 기술이 복합화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그의 주요 연구 실적은 크게 KAIST 재학시절과 터보테크 입사 후로 나뉜다.
KAIST에서는 디지털 논리설계의 자동입력 및 시뮬레이션시스템, 3차원 입체 및 동작 모델링시스템 등 10여건을 개발했다.
96년 1월 터보테크에 입사한 후 CNC 컨트롤러용 그래픽 라이브러리를 개발한 데 이어 DNC 모니터링시스템, CNC 가공의 3차원 그래픽 시뮬레이션시스템, PC NC형 공작기계 컨트롤러 등을 개발했다.
특히 CNC 3차원 그래픽 시뮬레이터(모델명 CANVAS)는 그의 특기를 잘 살린 제품으로 통한다.
CNC장치 분야에서 일본의 파낙사나 독일 지멘스사의 아성을 쉽게 허물 수는 없지만 이 분야 만큼은 이들 업체를 능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작기계전시회에 이 제품을 출품, 각국 바이어들과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대량 수출을 목전에 두고 있기도 하다.
그는 올해부터 솔리드 모델(Solid Model)에 기반을 둔 3차원 절삭 시뮬레이션시스템과 공작기계의 공구 절삭력 해석, 자동화 공작기계 시뮬레이터,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raphic User Interface)를 이용한 자동 CNC 프로그래밍 시스템 개발에도 본격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꿈은 공장자동화 분야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후 「쥬라기공원」처럼 그래픽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영화의 특수효과 분야에 대한 일을 하는 것이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