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새 밀레니엄에 전지산업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낼 인물로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센터장(42)을 꼽는 데 별 이의가 없다. 그는 전지사업 분야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인물이다.
지난 96년 LG화학에 몸을 담으면서 전극을 비롯한 리튬코발트·탄소 등 소재는 물론 생산장비까지 거의 모두를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실정에서 니켈수소전지·리튬이온전지를 개발, 양산체제를 갖추는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기술 개발 못지 않은 중요성을 지니는 생산기술 수준을 2차전지 선진국인 일본보다 한 단계 위로 끌어올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까지 놀라게 했다.
현재 배터리연구센터의 전문연구원 70명을 진두지휘, 새해에는 국내 전지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세 종류의 각형 리튬이온전지를 동시에 생산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일본 소니·마쓰시타·산요 등과 맞먹는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2005년 LG화학이 월 1천만개의 리튬이온전지를 생산, 공급함으로써 세계 3대 리튬이온전지업체로 부상하도록 하는 중책이 주어져 있는데 이 임무는 김 센터장을 더욱 빛나게 할 것임에 틀림없다.
김 센터장이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이미 예정돼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을 거쳐 미국 아크론대학에서 고분자 가공 분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2차전지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늘 2차전지를 반도체·TFT LCD와 더불어 미래 국내 전자·정보기기산업을 이끌어갈 3대 전략상품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김 센터장은 오는 2000년대에는 휴대형 전자제품의 소형화가 극에 달할 것으로 일찌감치 내다봤다. 휴대폰에서부터 컴퓨터·개인정보단말기(PDA), 심지어 휴대형 TV·캠코더 등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소형화는 그 편리함 때문에 일찍이 예고돼 있었다.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바로 전지다. 그래서 전지를 반도체·디스플레이에 이어 차세대 첨단 산업의 꽃으로 꼽는다.
특히 리튬이온전지는 앞으로 전기자동차·슈퍼커패시터·전력부하조절장치 등으로 적용 분야가 확대될 전망이어서 이 시장은 반도체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김 센터장은 현재 LG화학이 전지와 관련된 15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최근 미국 UL로부터 이달중으로 규격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갈을 받은 상태라 양산과 동시에 전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춰 놓았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