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000년대 뜨는 별> 이홍배 한원 책임연구원

 지난해 5월 차세대 이동통신 중계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웨이브 마이크로 셀(MMC)을 개발, 발표한 이홍배 한원 책임연구원(34). 그가 발표한 제품은 국내 처음이자 세계에서는 세번째였지만 놀랍게도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는 일순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고주파(RF)업계에 데뷔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의 모습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가 속한 한원(대표 장형식)이 RF부품 분야의 벤처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2월 미국 UCLA에서 마이크로웨이브 연구생활을 하다 한원에 합류한 국내에서 몇 안되는 MMC전문가로 중소기업에서 보기 드문 인재다.

 주위에서는 이 책임연구원을 두고 일에 대한 열정과 성취욕이 남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모교 은사가 추천한 대학교수 자리도 마다하고 자신의 개발성과물에 대한 시장에서의 객관적인 평가에 희열을 느낄 정도로 승부욕이 강한 신세대 엔지니어다.

 한원이 2000년대 이동통신 분야의 주도제품인 MMC 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 97년. 당시만 해도 종합적으로 제품 개발을 분석할 수 있는 연구원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던 터에 이 회사 장형식 사장은 미국에서 우연히 이 책임연구원을 만나게 됐으며 몇 번의 설득 끝에 합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때부터 한원의 MMC 개발은 급피치를 올렸고 이 책임연구원이 한원에서 생활을 시작한 지 4개월만에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던 것이다.

 MMC는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에는 단비와도 같았다. 그것은 도심지역에는 비싼 기지국 대신 사용이 가능하고 기지국과 멀리 떨어진 음역지역이나 도서지방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89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서울대 기초전력공학공동연구소 신설계기술센터와 UCLA에서 마이크로웨이브 관련 연구생활을 했다.

 그는 지금 기존의 MMC가 18∼19㎓대역의 포인트 투 포인트 링크 방식으로 본부와 통신을 전용회선을 이용했는데 이를 모뎀을 통해 무선으로 연결하는 5㎓대역의 디지털 마이크로 라디오(DMR) 개발에 여념이 없다.

 올해 하반기쯤에는 1천만원대의 첨단 중계기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귀띔해주는 이 책임연구원은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MMC에 관한 한 거인처럼 보인다. 그의 포부는 오는 2000년대 RF부품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제품을 개발, 이 시장을 석권하는 것이다. 그가 또 어떤 첨단 부품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