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사이버 시대 윈윈전략> 기업부문

 미국 PC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델컴퓨터사의 가장 중요한 유통망은 바로 인터넷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말 웹사이트를 통해 올린 매출은 하루평균 4백만달러. 오는 2001년까지 전체 매출의 50%를 인터넷에서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양방향이라는 인터넷의 장점을 십분 살려 이용자가 원하는 맞춤 PC를 직접 판매하는 것. 이용자가 델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자신이 원하는 사양의 PC를 바로 주문할 수 있다. 주문에서 배달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주일. 판매뿐만 아니라 애프터서비스도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진다. 델사는 다른 회사가 고객지원과 판매망 관리에 투자하는 자금과 인원을 절약해 광고 등 마케팅 활동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소규모 PC 제조업체에 불과했던 델사는 인터넷을 주요 유통채널로 이용하는 과감성을 보여줌으로써 PC업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유통망의 부족을 인터넷을 이용해 역전시킨 것이다. 이외에 미국의 시스코와 아마존 등도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이용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단순히 기존의 판매시스템을 인터넷 상에 구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네트워크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전략이 성공을 거두려면 기업의 전체 시스템을 전자상거래 시스템에 맞춰 바꾸고 실제 판매에서는 주지 못하는 고객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한 전자상거래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들은 사이버세계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 남보다 한발 앞서 이를 기업활동에 적용한 기업이다.

 사이버시대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정보도 하나로 묶어준다. 인터넷 등 온라인 서비스가 거리와 시간의 한계를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앤더슨컨설팅은 세계 50여개국에 진출, 각국 기업들의 경영상태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기업. 앤더슨컨설팅이 세계적인 컨설팅업체로 인정받는 이유는 바로 즉시 정보이전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앤더슨컨설팅 근무자들이 이용하는 전자게시판 「K-Xchange」에는 언제나 자신이 부딪치는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글로 가득 차있다. 글의 내용은 아주 다양하다. 「태국에 현지기업을 설립하려고 합니다. 현지관리와의 업무협조에 어려움이 있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유닉스 시스템으로 구성된 20여개의 지사를 네트워크로 묶는데 관리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처럼 세계 1백70개의 사무실에서 하루에도 수백개의 질문이 올라오고 각 질문에 대해 몇시간도 안돼 영국·인도·미국 등 각지의 전문가가 올린 제안들이 덧붙여진다. 세계를 하나로 잇는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한밤중에 조언을 구하더라도 지구촌 반대편에서 일하고 있는 누군가가 반드시 대답을 해준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보잘것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정보의 힘은 극대화된다.

 최근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에서도 지식관리시스템을 도입, 직원들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전문가들은 『구성원들의 정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여도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관리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보이는 업무결과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했는지, 얼마나 중요한 제안을 했는지를 직원의 근무성적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도 널리 도입된 그룹웨어나 인트라넷도 네트워크를 이용해 생산성을 높인 예 중 하나다. 인트라넷을 도입함으로써 말단직원에서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고 의사결정 시간도 대폭 단축된다. 또 제품 구매에서부터 인사·회계 등 기업의 모든 활동이 사원들에게 공개됨으로써 모든 직원들이 회사운영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된다.

 LGEDS시스템 정보화추진팀 강지현 과장은 『인트라넷 시스템 도입으로 사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짐은 물론 업무시스템을 개선하는 각종 제안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인트라넷이 사원간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시대의 기업에는 해가 지지 않는다. 전세계를 잇는 네트워크 때문에 모두가 잠자리에 든 한밤중이라도 네트워크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가 실려오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개발은 인도에서, 생산은 대만에서, 판매는 미국에서」 하는 식의 세계적 분업시스템은 바로 급속히 보급된 네트워크가 가져온 복음이다. 사이버시대에는 인력을 채용하는 데서 제품을 기획하고 제조·판매하는 데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이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직원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더라도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불편없이 업무를 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램프네트웍스사는 인도의 연구개발센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직원들이 아침에 출근하면 밤사이 인도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 전송돼 있다. 이를 테스트하고 오류를 체크해 인도에 전송하면 다시 인도에서는 이를 수정하는 일을 한다. 시차를 이용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인터넷은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전세계를 연결하는 거대망의 존재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인터넷보다 자사의 특징과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효율적인 인터넷 이용을 위해서는 우선 기업의 정확한 경영진단을 통해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일 수 있도록 회사의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한 경영자의 기업 인터넷 활용에 대한 조언은 구체적인 전략 없이 무작정 사이버세계로 달려가는 우리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