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시스템온칩 추세에서 한 발 떨어져 있었던 CPU제품에도 집적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새해에는 본격적으로 CPU 기능과 주변기기 기능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이른바 「통합 CPU시대」가 개막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저가의 PC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CPU업체 및 칩세트 전문업체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 CPU 및 칩세트를 올해 경쟁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주변기기 기능을 CPU에서 흡수함에 따라 그동안 별도의 사업군을 형성해온 PC 주변기기 시장구도에도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한편 통합CPU의 등장으로 PC제품의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고성능 PC분야에서는 종전처럼 CPU 기능만을 수행하는 고성능 CPU가, 저가 PC시장은 통합 CPU나 칩세트를 채용한 복합제품으로 이원화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CPU제품의 선두주자는 내셔널세미컨덕터의 자회사인 사이릭스로 이 회사는 CPU업체 중 가장 먼저 오디오와 그래픽 기능을 통합한 CPU인 「미디어 GX」를 출시해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올해 중반에는 한 발 더 진보한 통합 CPU인 「PC온어칩」을 선보일 예정이다.
10여종의 칩을 통합한 이 CPU는 MPEG재생,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슈퍼 I/O와 IEEE1394,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 등을 지원하는 통신·전력관리 기능 등이 모두 포함돼 저가형 PC뿐만 아니라 인터넷 PC, 인터넷 세트톱박스, 네트워크 접속기능을 갖춘 DVD플레이어·핸드헬드PC·게임기 등 정보단말기 등에도 널리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저가 PC시장에서 고전했던 인텔은 올해 「휘트니」라는 통합 칩세트를 발표하는 것을 계기로 CPU의 통합화 추세에 동참한다.
인텔이 올 하반기 셀러론 프로세서용 칩세트로 선보일 휘트니는 인텔의 i740그래픽 가속칩과 오디오 기능을 통합한 제품이다.
또 1백㎒ 시스템버스를 채용, PC의 데이터 처리속도를 높여주며 소프트웨어 DVD 재생, 모뎀 기능까지 별도의 칩 없이 모두 지원하는 만능칩이다. 인텔 측은 이 칩세트가 발표되면 저가 PC제품군에서도 인텔의 우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만의 칩세트 제조업체인 SiS(Silicon Integrated Systems)는 지난해 자사의 칩세트에 3D그래픽 기능을 통합한 「SiS 530」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SiS는 이 칩세트를 소켓7 플랫폼용으로 설계했지만 인텔의 슬롯1 기술 라이선스 여부에 따라 향후 선보일 칩세트에도 이를 적용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