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매출부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통신용 스위칭모드파워서플라이(SMPS) 생산업체들의 사장들이 지난 한해 동안 대거 교체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2월 국내 최대의 통신용 SMPS 생산업체인 동아일렉콤(회장 이건수)이 대표이사를 서병태 사장에서 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던 선영식 사장으로 교체한 것을 필두로 지난 7월에는 동진전원의 대표이사가 배영훈 사장에서 배종환 사장으로 바뀌었다. 또 9월에는 보만전자의 권종덕 사장이 물러나고 이 회사의 창업자인 이준용씨가 다시 대표이사직을 맡았으며 12월에는 인창전자의 이강익 사장이 연구소장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외부에서 영입된 노재구씨가 신임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 한해 동안 통신용 SMPS업체들의 사장이 잇따라 교체된 이유는 회사마다 사정이 크게 다른데 동아일렉콤의 경우 전임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남에 따라 동아일렉콤을 기술력 중심의 회사로 육성한다는 이건수 회장의 방침에 따라 선영식 연구소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게 됐으며 동진전원과 보만전자는 회사체제를 정비, 침체된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사령탑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인창전자는 이강익 전임 사장이 해외시장 공략을 통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 및 수출업무를 전담키로 함에 따라 노재구씨가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에도 불구하고 통신용 SMPS업체들의 잇따른 사장교체는 지난해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설비투자 축소로 인한 회사의 매출부진이 가장 큰 이유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IMF체제 이후 이 업체들의 매출은 지난 97년에 비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이상 줄어들면서 어려움이 가중되자 새로운 경영전략을 마련, 지금의 위기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사장들을 바꾸게 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신임 사장들이 본격적으로 사업계획 및 경영전략을 수립해 99년 새해를 맞이한 동아일렉콤과 동진전원·보만전자·인창전자 등이 올 한해 어떻게 변모된 모습을 보일 것인가에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