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의 빅딜로 대우전자에 수정디바이스를 납품해온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싸니전기공업을 비롯한 국제전열공업·고니정밀·일신통신 등 4개사는 대우전자에 월 2백만개 이상 수정디바이스 제품을 공급해 왔는데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의 빅딜로 제품 공급이 중단되거나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들은 아직 빅딜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하지만 빅딜문제가 불거진 이후 대우전자는 제품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있어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우전자에 70%가 넘는 제품을 공급해온 싸니전기공업과 일신통신은 삼성과 대우의 향후 추이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삼성의 대우전자 처리문제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전자가 월 소화하는 물량이 2백만개로 금액 면에서는 5억원 정도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국내 최대 수요처인 삼성전자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업체들로서는 결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어떻게 매듭을 짓느냐가 업계 순위 판도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이처럼 대우전자의 빅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대우전자를 인수하게 될 삼성에 삼성전자라는 국내 최대 가전업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는 대부분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똑같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싸니전기공업과 국제전열공업·일신통신은 삼성전자에서 주력하고 있는 TV와 VCR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으며 모니터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고니정밀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우전자의 빅딜에 따라 국내 전체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빅딜문제가 매듭지어지면 업체간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업체간 가격경쟁이 오히려 제살깎는 우를 범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어쨌든 업체들은 저마다 별도의 전략팀을 만들어 대우전자 빅딜로 인해 손익을 따지는 한편 삼성측과 물밑접촉을 통해 시장확보에 적극 나서는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