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업계가 빠르게 젊어지고 있다.
지난 80년 초부터 20년 가까이 국내 SI업계를 이끌어온 60대의 사령탑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견업체들을 중심으로 잇따라 퇴진한 데 이어 올들어서는 대형업체들의 사령탑들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젊은 수장들로 바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한해 국내 최대의 화두로 등장한 구조조정의 막바지 작업을 젊은 사령탑을 통해 완료,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각사가 현재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외자유치 협상파트너들이 의외로 젊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국내 제일의 SI업체인 삼성SDS는 최근 정보통신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남궁석 대표이사 자리에 그룹의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김홍기 전무(52)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지난해 매출 급성장을 기록한 현대정보기술도 지난 연말 그룹인사를 통해 김택호 사장을 퇴진시키고 정보서비스센터장을 맡아온 표삼수 전무(46)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대표이사에 전격 임명했다.
데이콤의 자회사인 데이콤DST도 이달 안에 황칠봉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네트워크업체인 DI사의 안종상 사장(52)을 대표이사에 영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쌍용정보통신이 지난해 10월 김종길 사장 후임에 염정태 사장(55)을 전격 발탁했고 9월에는 한전정보네트웍도 최대용 사장을 일선에서 퇴진시키고 산업자원부 출신의 서사현 사장(54)을 영입했다.
이밖에 기아정보시스템이 지난해 8월 자동차 빅딜문제를 총괄해온 송병남 사장 대신에 김종현 사장(54)을 영입했고 또 4월에는 교보정보통신이 유건 사장을, 3월엔 대우정보시스템이 김용섭 사장을 각각 새로운 사령탑으로 앉혔다.
이밖에 몇몇 중견 SI업체들이 이달중 시행될 사장단 인사에서 젊은층의 대표이사 영입을 신중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SI업계의 세대교체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국내 SI업계의 맹아기인 지난 80년대 초부터 국내 SI업계를 이끌어온 60대의 1세대 전산관련 정보통신인들은 거의 일선에서 물러나고 올해를 기점으로 2세대 전문 경영인시대가 본격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