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시장을 겨냥한 비디오 제작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각 회사들은 굵직 굵직한 액션영화들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화제의 한국영화 및 예술영화들의 판매량 북돋우기에 여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세음미디어는 지난달 24일 출시한 액션영화 「007 네버다이」로 연초 비디오시장에서 인기를 노리고 있다. 이 영화는 18번째 007시리즈로 안정적인 인기가 예상된다.
특히 「007 네버다이」는 BMW의 750iAL 자동차와 R1200C 모터사이클, 중국산 스커드 미사일, 프랑스산 A17 헬리콥터, 러시아산 박격포, 칠레산 지뢰, 독일산 폭약 등 신상품과 무기들이 흡사 광고같은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세음은 국내 공포영화 마니아들로부터 신드롬을 일으켰던 「킹덤」(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2편을 전략작품으로 8일 내놓는다.
우일영상은 지난달 31일 출시한 성룡 주연의 「러시아워」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한국영화 「파란대문」을 5일 선보인다. 「러시아워」는 성룡이 미국에 진출한 이래 처음으로 개봉 2주간 흥행순위 1위에 오른 영화다.
한국에서 폭넓은 계층의 고정 팬을 확보한 성룡 스타일 액션영화로 1월 초 비디오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란대문」은 작가주의 기치를 올린 김기덕 감독의 세번째 작품. 성에 대한 미묘한 이야기와 갈등을 인간애로 풀어내는 김 감독의 시선이 담겨 있다.
스타맥스는 한국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를 주력작으로 삼는다. 8일 출시될 이 작품은 98년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임상수 감독의 작품으로 서울관객 30만명을 동원했고, 성에 대한 직설적인 대사와 총 22회에 이르는 대담한 노출연기로 화제가 됐다. 젊은 여자들의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담았다. 강수연·진희경·김여진이 주연했다.
워너브러더스는 4일 첫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인 「매직 스워드」를 출시하는 한편 대표적인 시리즈 성공작인 「리쎌웨폰 4」를 13일 선보인다.
「매직 스워드」는 카멜롯의 전설을 기반으로 한 워너의 야심작. 비록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벅스 바니」를 탄생시킨 워너의 애니메이션 역량을 엿볼 수 있다. 워너의 기대는 「리쎌웨폰 4」에 몰려 있다.
4편과 함께 전작들을 재출시해 「리셀웨폰」 바람을 일으킬 계획이다. 특히 4편에는 홍콩의 인기 액션배우 이연걸이 악당으로 등장, 한국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DMV는 한국영화 「정사」(감독 이재용)와 「투 타이어드 투 다이」(감독 진원석)를 준비했다. 지난달 28일 출시된 「정사」는 39세 가정주부가 11살 연하인 동생의 약혼자와 벌이는 불륜을 담은 작품. 다소 파격적인 이야기 구조 덕분에 여성을 중심으로 한 50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11일 출시될 「투 타이어드…」는 한국(일신창투)의 자본으로 미국에서 현지 스탭을 고용해 제작하고 미국과 일본에서 먼저 개봉한 작품. 죽음을 화두로 삼아 꿈 같은 이야기와 영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밖에 영성프로덕션은 「햇빛 쏟아지던 날들」(11일), 컬럼비아트라이스타는 「친니친니」(4일) 등 중국 예술영화를 주력작으로 내놓는다. 또 22일에는 브에나비스타가 「식스 데이 세븐 나잇」을 출시, 월말 시장선점을 노리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