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국적 기업인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자본을 끌어들인 무인경비시스템업체 캡스 문영표 회장(60)의 일성이다.
지난해 말 전격 발표된 캡스의 매각은 국내 시큐리티업계 안팎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뉴스였다.
지난 71년 한국보안공사로 출범한 이래 척박한 시장 상황에서도 순수 국내 자본으로 28년을 버텨온 캡스의 변신이었기 때문이다. 문 회장은 이같은 결정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밝힌다. 하지만 국내 자본만으로 경쟁에 한계를 느껴 서두르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번 결정이 소극적 개념의 「매각」이 아닌 적극적 개념의 「외자유치」임을 강조하고, 이어 가장 바람직한 외자유치 모델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덧붙인다.
사실 캡스는 지난해 초부터 세계화를 통한 도약이라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힘써왔다. 그 노력이 1년만에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것이다.
타이코 인터내셔널은 전세계 80여개 국가에서 방화·시큐리티, 의료기기 및 폐기물처리, 플로 컨트롤, 전자·전기 제조업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으로 ADT·그린넬·제틀러 등 유수의 시큐리티업체를 산하에 두고 있다.
캡스는 이번 결정을 통해 자본은 물론 선진기술과 관리기법 등을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타이코 인터내셔널이 지주회사(Holding Company)인 만큼 경영에 대해 많은 간섭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캡스로서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상태에서 경영에 전념할 수 있게 되는 등 회사가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된 것이다.
실제 캡스는 이번 자본유치를 계기로 공격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안정화 전략에서 벗어나 관제의 현대화, 차량 확보, 영업지역 확대 등 그동안 자제해온 사업을 본격 전개키로 했다. 나아가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유통망을 활용해 감지기 등 캡스가 제조한 제품을 해외시장에 판매할 수 있으리란 전망도 하고 있다.
국내 경제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는 점도 성공의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IMF이전 구가하던 30% 고성장시대로의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IBM재팬이 미국기업인지 일본기업인지 하는 논란은 더 이상 무의미합니다. 마찬가지 논리가 캡스에도 적용될 것입니다.』
캡스가 지향하는 21세기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예상케 하는 문 회장의 부연 설명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