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SBS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지역민방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지역민방의 복수 네트워크 가입을 허용하자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방송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상파방송사와 지역민방의 구조개혁 방안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들어 방송규제기관과 방송연구기관 등이 지역민방의 복수 네트워크 가입허용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서 방송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방송진흥원(구 방송개발원)은 최근 발간한 「지역민방의 경영합리화를 위한 정책 방안(연구책임자 윤재식 선임연구원)」이란 보고서를 통해 사실상 SBS의 지방국이나 중계소 형태로 전락한 지역민방을 활성화하고 「수퍼스테이션」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역민방들이 SBS는 물론 타매체를 통해서도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제반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지역민방이 SBS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프로그램 수급체제에서 벗어나 인천방송이나 경쟁매체인 종합유선방송과도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체결, 프로그램 공급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위원회 이은미 팀장 역시 최근 발표한 「지역민방의 활성화 방안 연구」란 논문에서 중앙 3사의 독점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지역민방의 네트워크 선택권을 적극 보장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1백% 자체 편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인천방송을 전국 네트워크화해 SBS뿐만 아니라 인천방송의 프로그램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복수 네트워크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종합유선과 중계유선을 통해 이미 전국방송화한 인천방송을 네트워크 체제로 개편, 지역민방들이 SBS와 인천방송 중에서 하나의 네트워크를 선택하거나 두 방송사와 동시에 계약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작년 9월 크리스챤아카데미 산하 방송개혁연구위원회가 발표한 방송구조 개혁방안도 일본의 민방들이 실시중인 「크로스국」이나 「믹싱국」 형태의 복수 네트워크 체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MBC 지역계열사를 민간방송 형태로 환원해 가맹사 체제로 전환한 후 지역민방들이 MBC·SBS 등 방송사 중에서 자율적으로 네트워크를 선택하자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민방의 복수 네트워크 허용문제가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까지 한시적으로 운용될 예정인 방송개혁위원회는 지난달 말 지역민방의 SBS이외 프로그램 수급방안과 지역민방의 권역 조정방안을 의제로 확정한 상태여서 향후 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민방의 복수 네트워크 허용 여부가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