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반대여업, PC통신, 인터넷에서의 음악파일 제공서비스 등 음반의 쓰임새가 넓어짐과 동시에 저작인접권의 경제성이 증대되면서 주요 저작인접권자인 실연자와 음반제작자(음반사)의 권리행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음반 매출 누수현상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인식되었던 저작인접권 관리가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음반제작사들은 계열회사 개념의 음악저작권 관리대행사(음악출판사)를 잇따라 설립하고 저작인접권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음악출판사협회(KMPA)가 구성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것도 좋은 사례다.
그러나 저작인접권은 무소불위의 권리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음반사와 음악출판사들은 마치 저작권자인양 과도한 규제와 권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은 단어의 일반적인 정의처럼 인접한 권리임에는 틀림없지만 권리행사에 있어서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저작권법 62조)
저작인접권은 저작자와 맺은 계약에 따라 그 권리 영역과 기한이 한정된다. 즉, 저작인접권은 창작의 주체로서 인격적인 권리(공표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를 보유한 저작권자가 「이용허락한 만큼의 권리」인 것이다.
따라서 저작인접권자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권리를 행사하되, 곡의 수·이용기간·상품화 범위 등이 제한된다.(71조) 저작인접권자들에게 인격적인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저작인접권자는 권리의 양도나 금전 융통을 위한 질권의 목적으로 삼는 것(72조), 양수나 질권의 목적으로 제3자에게 대항하기 위한 등록(73조) 등의 권리를 보장받을 뿐이다.
그런데 일부 저작인접권자들이 전속계약상의 힘을 빌어 저작권자들로부터 부당한 권리양도를 받아내 거의 저작권자로 행세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저작권자의 권리의식이 부족하거나 해당 저작권자가 신인작곡가일 경우에는 아예 종신계약 형태의 권리양도가 이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음반제작자 A가 신인작곡가 B에게 곡의 음반(상품)화를 보장하는 한편 향후의 활동을 지원한다는 조건의 「당근」을 던져주고 그대신 음반의 복제·배포와 관련한 인세수입과 2차적 상품개발(편집앨범·대여·MP3 등)시의 수익에 대한 권리양도를 종용하는 식으로 「채찍」을 드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다.
특히 B는 5∼10년으로 관례화된 전속계약 풍토에 따라 자신의 창작능력 자체가 A의 손에 쥐어지는 일까지 있다. 해당 곡을 음반화할 때의 필요조건인 실연(연주)자 D·E·F 등의 권리도 세션비 명목하에 사장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이용허락에 근거한 공정한 「계약」이 관련업의 중흥 및 사후 분쟁방지의 열쇠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