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음료수 캔 자판기 등 주력 자판기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아이디어 자판기가 잇따라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아이디어 자판기가 대거 출시되는 것은 커피·차·음료수 등 전통적인 자판기가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관련업체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자판기 개발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소자본 부업 및 창업자들이 커피·캔 자판기 등 기존 제품보다 「돈벌이」가 될 만한 아이디어 자판기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아이디어 자판기는 지난 97년부터 국내에 본격 선보인 스티커 사진 자판기. 자신이 원하는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바로 스티커 등에 출력해 주는 스티커 사진 자판기는 현재 대기업 및 중소기업 20여곳에서 경쟁적으로 공급중인데 청소년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 97년 약 2천대에서 98년 8천여대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한국통신카드는 일반 공중전화카드에 얼굴사진을 인쇄해 주는 즉석 사진전화카드 자판기를 공급중이다. 이 자판기는 90종의 3차원 바탕그림을 제공하며 1회 사용료는 1천5백원권 전화카드와 사진카드 제작비를 포함해 3천원 정도다. 또 한글·영문 문자입력을 지원해 선물이나 명함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시아일렉트로닉스는 한 대의 자판기에서 축구·농구·야구·윷놀이를 즐길 수 있는 만능 놀이 카드자판기를 시판중이다. 이 자판기는 1백여가지의 놀이 내용을 담은 카드를 자판기에 내장, 1백원을 투입하면 카드 한 장이 나오고 다음 버튼을 눌러 약 15∼20초 동안 각종 게임을 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69만원.
유경엔터프라이즈도 5백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자동으로 구두를 닦아주는 구두닦기 자판기(2백50만원)를 시판중이다. 약 2분에 걸쳐 먼지털기·구두약 바르기·광택내기 등의 코스로 구두를 닦아준다.
유경테크놀로지의 경우 가정에서 쓰는 비데를 식당·병원·극장·백화점 등 공공장소에 설치, 동전을 넣고 사용할 수 있는 코인 비데 자판기를 선보였다. 2백원을 넣으면 1분30초동안 작동하며 대당 88만원이다. 이 회사는 또 5백원을 투입하면 비누·샴푸·팩·보디오일·헤어젤 등 목욕용품을 빼서 쓸 수 있는 목욕용품 자판기(49만원)도 함께 판매중이다.
유경코리아는 도시락 자판기(모델명 뜨시락)를 시판중이다. 이 자판기는 도시락안에 발열 기구가 들어 있어 줄만 당기면 밥이 데워져 나온다. 내용물은 밥과 소스로 구성돼 있으며 밀봉 상태여서 위생적이다. 메뉴는 자장덮밥·쇠고기카레·삼계탕·제육덮밥·부대찌개 등 15여종. 가격은 대당 3백만원대. 한양골프기계의 경우 1천원짜리 지폐를 넣고 골프 스윙 연습을 할 수 있는 자판기식 골프연습기(4백50만원)를 내놓았다. 가로 2.5m, 세로 5m 크기의 이 자판기는 지폐를 넣으면 타석 아래에서 골프공이 밀려 올라와 앞에 그물을 향해 치도록 설계됐다.
한아테크도 무선호출기·휴대형 카세트 등 소형 건전지 사용이 급증하는 추세에 발맞춰 일회용 소형 폐건전지를 재충전해 새 건전지의 3분의1 가격인 2백원에 판매하는 자판기(대당 40만원)를 내놓았다.
폴리네트정보기술은 기존 얼굴사진 자판기에서 더 나아가 전신을 사진 스티커로 출력해 주는 전신 포토 자판기를 선보인 데 이어 인터넷 검색기와 무인 음성파일 자판기도 출시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테이스티프라이스사도 기기내 용기에 담겨진 감자분말가루를 정수된 물과 섞어 일정 온도에서 익혀 감자 스낵으로 만들어 내는 포테이토 스낵 자판기를 내놓고 국내시장을 입질하고 있다. 문의(02)3446-0550
멀티미디어 전문업체인 소프트비전이 최근 내놓은 공중 무인 코인 컴퓨터 「사이버-3000」은 한글윈도95·한글워드97 등의 소프트웨어를 깔아 컴퓨터 작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PC통신·인터넷·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즉석에서 문서 작업도 가능하다. 대당 가격은 4백50만원.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