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원화환율이 급락하면서 전자·정보통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6일 관련단체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1천2백원대를 유지하던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지난 4일 1천1백86원으로 1천2백원선이 붕괴된 데 이어 5일 1천1백67원, 6일 1천1백55원선으로 급락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회복에 따라 달러유입이 늘고 있고 지난 1일 출범한 유로화의 강세로 달러화의 약세가 계속돼 이같은 원화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환율을 1천2백원대로 보고 수출계약을 체결한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은 당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으며, 1천2백원대로 수출계획을 짠 기업들도 수출감소와 채산성 악화를 우려,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도 최근 원화환율 급락에 따라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의 수출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가전·부품·정보통신 등 품목별로 회원사 대응 실태파악에 나서는 한편 정부가 환율안정에 직접 나서주도록 건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진흥회는 또 올해 환율이 1천3백원대가 될 것으로 보고 수출목표를 98년 대비 8.2% 증가한 4백15억달러로 책정했으나 최근 환율이 1천1백원대로 떨어지면서 가전·부품 등 환율에 민감한 제품들의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수출목표를 조정키로 했다.
진흥회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떨어질 경우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해외 현지생산을 확대하거나 해외시장 개척, 원가절감 등의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정부가 직접 나서 환율을 1천2백∼1천3백원대로 안정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전문가들은 현재 외환시장 내의 수급상황이 공급우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시장참가자들이 향후 달러환율의 추가하락을 우려해 달러를 계속 내놓고 있어 정부가 개입한다 해도 하락세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