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경제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전자상거래(EC)」로 대표되는 디지털 경제가 생명력을 갖고 크게 성장하면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 수가 인류경험 초유의 속도로 급증하면서 EC가 기업경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향후 새로운 상거래 질서로 대두될 EC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제회의와 다자간 협상에서 국익대변을 위해 다각적인 준비를 해오고 있다.
특히 선진 각국이 EC구축기반을 주내용으로 하는 「밀레니엄 라운드」를 조만간 창설, 또 다른 교역장벽으로 활용할 방침이어서 EC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EC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가 됐다. EC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기업의 구조조정과 새로운 기회창출 수단으로 삼지 않으면 안될 새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해외 유력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95년 5억 달러에 불과했던 EC시장은 지난해 2백억 달러에 이르고 2002년에는 2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것이 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 교역시장에 국한한 것임을 감안할 때 기타 수단을 포함한 실제 EC시장은 이보다 훨씬 커진다는 계산이다.
인터넷 거래를 획기적으로 촉진시킬 수 있는 「전자거래기본법」이 지난 5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전자거래기본법은 △전자문서에 대한 서면문서와 동일한 효력 부여 △전자서명에 대한 기명날인과 같은 효력 부여 △전자거래진흥사업 수행을 위한 한국전자거래진흥원 설립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실질적인 전자거래 확대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국내 EC 「원년」은 전자거래법이 통과된 99년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 인터넷 상거래라는 개념이 국내에 도입된 지는 2년여가 됐지만 진짜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