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요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의 매출실적이 97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삼성전기·대덕전자·코리아써키트 등 주요 PCB업체들이 자체 집계한 98년 매출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전자·정보통신기기의 내수경기가 부진했는데도 수출이 호조를 보인데다 환차익 특수까지 겹쳐 이들 업체의 매출실적은 물론 경상이익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규모면에서 국내 최대 PCB업체인 LG전자(대표 구자홍)의 경우 지난해 총 2천8백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27% 정도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출실적이 증가한 까닭은 BGA 및 램모듈 기판 수요가 97년에 비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LG전자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수출은 주요 수출처인 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매출부진으로 인해 전년보다 4천만달러 정도 줄어든 9천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지난해 휴대폰용 빌드업 및 BGA 기판 부문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데 힘입어 97년 매출실적 1천7백억원보다 무려 43% 늘어난 2천4백50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특히 고부가가치 기판 생산에 주력함으로써 경상이익이 약 4백억원에 달하고 수출 또한 전년보다 42% 정도 늘어난 8백50억원(6천5백만달러)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국내 PCB업체로는 처음으로 「수출 1억불탑」을 수상한 대덕전자(대표 김정식)는 지난해 수출 1억3천5백만달러를 포함해 총 2천2백억원의 외형 매출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7년 매출실적 1천6백억원보다 38% 정도 늘어난 규모다.
대덕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 참여한 램모듈 기판사업이 호조를 보인데다 고다층인쇄회로기판(MLB)의 직수출이 크게 늘어나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하고 『특히 연초 달러당 1천4백원선을 기록한 원화환율로 인해 경상이익이 5백억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는 지난해 총 1천9백억원의 매출실적을 달성, 전년동기 대비 12% 정도의 외형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또 수출은 97년보다 30% 정도 늘어난 1천3백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계됐다.
코리아써키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지속된 환율특수로 인해 수출에 따른 외형 매출실적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면서 『실제 국내 주요 PCB업체의 경영실적은 지난 97년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게 없다』고 분석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