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G "반도체통합" 협상 본격화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반도체 빅딜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현대와 LG 측이 반도체 부문 통합을 위해 1월 말까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키로 합의하는 등 반도체 빅딜을 위한 움직임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채권은행단이 7일 오후 4시부터 LG반도체에 대한 여신규제를 해제키로 결정, LG의 빅딜 수용 이후 반도체 빅딜은 예상보다 급박하게 이뤄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7 대 3 지분의 당초 합병안을 포기하고 지분 전체를 현대 측에 넘기기로 한 LG 측이 반도체 사업을 넘겨주는 대가로 약 5조원 이상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과정에서 많은 마찰을 예상하는 관측도 적지 않다.

 현대전자 박세용 구조조정 본부장 및 김영환 현대전자 사장은 7일 오전 전경련에서 강유식 LG 구조조정 본부장과 만나 현대전자가 LG반도체의 지분 1백% 양도 제의를 수용하고 1월 말까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다는 원칙에 합의, 본격적인 실무 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양측의 실무협상은 김영환 현대전자 사장과 강유식 LG구조조정 본부장이 맡게 될 예정이다.

 특히 현대 정몽헌 회장은 주식 양수도 합의에 앞서 합병협상의 최대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던 종업원 고용승계 문제와 관련, 『LG반도체의 인력을 1백% 받아들이겠다』고 밝혀 협상 타결의 전망을 밝게 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현대가 추진중인 자동차·건설·중화학·전자·금융서비스 등 5개 업종 이외의 것은 모두 정리할 방침』이라고 언급, 이른바 보상 빅딜의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어 LG그룹의 11개 채권 금융기관들은 7일 오후 4시 은행회관 14층 국제회의실에서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시작한 LG반도체에 대한 금융제재를 해제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LG그룹 내부에서는 반도체 사업 양도의 대가로 약 5조원 이상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정한 데 이어 LG반도체 구본준 사장이 책임경영주체 평가기관인 아서 D 리틀(ADL)사에 대한 제소를 강행키로 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완전 타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