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규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겨냥해 LG전자가 국내 가전업체로는 처음으로 냉장고 전 모델에 오존층 파괴물질인 CFC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최근 냉장고 전 모델에 대해 냉매 및 단열재에 CFC를 사용하지 않기로(CFC Free) 하고 지난해말 생산설비를 완전 교체한 데 이어 지난 5일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 가전업계는 냉장고 냉매와 단열재로 오존층을 파괴하는 CFC의 대체물질(HFC 134a)을 사용할 경우 10% 이상 성능이 저하돼 4백ℓ급 중대형 이상 냉장고에만 적용해왔으며 소형제품을 포함한 전 모델에 적용한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LG전자측은 이번에 CFC냉장고를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냉장고 수출 주력모델이 대부분 대형이 아닌 중소형제품인데다 최근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들의 환경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돼 수출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럽시장의 경우 CFC를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 이외의 세금(CFC charge)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져 시장개척이 어려운 상황이다. LG전자가 이달초부터 본격 시판 및 수출에 들어가는 CFC Free 냉장고는 자체개발한 기술을 적용, 소비전력 등 모든 성능이 CFC 사용 냉장고와 동일하기 때문에 기존 냉장고의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LG전자 이수엽 부장(냉기상품기획팀)은 『이번에 CFC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외부적인 규제보다 무려 10년이 앞선 것으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LG전자가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CFC Free 냉장고를 앞세워 현재 CFC Free 적용여부를 수입장벽의 무기로 활용하고 있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CFC 사용을 규제하고 있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르면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들은 지난 94년부터 CFC 사용을 완전금지토록 했으며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에 포함돼 오는 2010년부터 사용을 전면중단하는 것으로 돼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