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전쟁·특허전쟁 시대에 살면서도 일반인은 물론이고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들조차 왜 기업들이 특허확보 경쟁을 벌이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벤처업체까지 모두들 특허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산업·기술 발전 및 시대흐름에 따라 대략 세 가지의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오늘은 그 중 가장 고전적인 기능으로 손꼽히는 특허의 공격기능에 대해 알아보자. 특허권은 곧 무형의 무기다. 경쟁기업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차단하는 공격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것. 가처분·가압류신청·침해금지청구소송·손해배상청구소송·신용회복조치청구소송·형사고소 등 다양한 형태로 경쟁기업의 시장진출을 억제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면 우선 침해금지청구소송을 들 수 있다. 법원이 침해금지청구소송을 받아들이면 제품의 생산·판매·광고를 금지시킬 수 있는데, 이러한 본안소송은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이와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전조치인 가처분신청을 하는 경우도 많다.
민사소송과 더불어 검찰에 형사고소를 병행하는 경우에도 신속히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때 특허권 침해자가 구속기소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으므로 상당히 위협적인 공격수단인 셈이다.
폴라로이드와 코닥의 특허침해소송 사례는 특허의 공격기능을 잘 보여주는 예인데, 폴라로이드는 코닥이 자사의 즉석카메라 제조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지난 90년 미연방법원에서 8억7천달러 어치의 손해배상 판결을 얻어냈고 코닥사의 소비자 보상액도 5억달러에 이른 적이 있다.
벤처업체의 경우 특허의 공격기능보다는 차후에 거론할 재산권측면에 주안점을 두어야겠지만 최근 전기·통신분야 기술아이템들에 대한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한 점에 비추어 경쟁기업을 공격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최소한 특허침해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제품화에 앞서 특허권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다.
<임재룡 변리사 imjae@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