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시대에 접어들면서 매출감소를 경험해야 했던 국내 전광판업체들이 이의 해결책으로 한편에서는 「수출확대」를, 다른 한편에서는 「내수시장 고수전략」을 펼치는 데 따라 지난해 국내 전광판업계의 매출구조가 수출주도형과 내수중심형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던 대한전광(대표 김재열)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했다. 이 회사는 주로 상업용 전광판시장에 주력해 왔으나 지난 97년부터 국내 상업용 전광판 수요가 극심한 침체를 보이면서 해외쪽으로 눈을 돌려 브라질·미국·인도 등에 전광판을 수출했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국내시장을 신경쓰지 않는 것은 아니나 관공서 물량이 대부분이어서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도 내수보다 수출쪽에 승부를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 전광판을 수출한 AP전자(대표 윤인만)도 지난해 매출액 30억원의 95%정도를 수출로 달성하는 전형적인 수출업체로 자리잡았다. AP전자는 지난 97년만 해도 매출액의 80% 정도를 내수로 충당했으나 극심한 내수침체로 해외 수출에 사운을 걸고 있다.
이와 달리 삼익전자나 에이텍은 전체 매출액을 모두 국내 매출로 채우고 있다. 삼익전자(대표 이재환)는 지난해 올린 2백억원 가량의 매출액이 모두 국내 매출이며 에이텍(대표 정영창)도 지난해 매출액의 대부분을 국내 지하철 행선안내 표시판 매출로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전광판시장 규모는 대략 3백억원 정도. 지난 97년 전체시장 규모에 비해 50% 이상 줄어들었다. 올해 국내 전광판시장은 올초 집행될 마사회 물량을 포함해 지난해와 비슷한 3백억원 정도가 최대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전광판 산업은 내수침체 가속과 수출가능성 입증이라는 두 가지 특징으로 규정될 수 있다』며 『올해 업체들의 시장전략도 지난해와 마찬가지여서 국내업체들의 양분화된 매출구조는 그대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