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보, "반도체 빅딜"로 반사이익

 「반도체야, 고맙다.」

 LG가 현대전자에 넘기는 것으로 결말난 반도체 빅딜이 LG정보통신에 「돈벼락」과 「주가 수직상승」이란 뜻하지 않은 수확으로 다가와 LG정보통신 직원들의 입에선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LG정보통신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도 LG반도체 주식을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그룹사인 전선·산전·건설 등이 보유하던 반도체 주식 1천2백40억원어치를 한꺼번에 사들였다. 반도체 증자를 앞두고 이에 참여할 여력이 없었던 이들 기업의 지분을 상대적으로 현금 유동성이 좋은 LG정보통신이 넘겨받은 것이다.

 이 회사는 이후 12월의 LG반도체 증자에도 적극 참여, 7백억원 가까이를 쏟아부었다. 당시만 해도 LG정보통신의 이같은 처사는 해외 언론으로부터 공격당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자금경색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량기업인 LG정보통신이 현금을 엉뚱하게 활용하는 것이며 이는 주주들의 이익과 배치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정반대가 됐다. LG정보통신이 사들인 LG반도체의 총 주식수는 2천1백42만여주(13.85%). 평균 매입가는 9천30원이다. 지난 8일 LG반도체의 종가는 1만6천2백원이다. LG정보통신으로서는 한달여 만에 주가가 거의 두배로 뛰어 벌써 1천5백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현재 LG반도체의 가격을 현대전자와 협상중이긴 하지만 반도체 주가는 앞으로도 더욱 뛸 것으로 예상되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인 프리미엄까지 붙여질 것으로 보여 LG정보통신은 반도체 주식투자만으로도 최소한 2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의 재테크인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빅딜 발표 이후 LG정보통신 자체의 주가도 수직 상승중이다. 7일과 8일 연이틀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 덕분에 연초만 해도 3만원대였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금요일 4만8천9백원으로 마감됐다.

 특히 8일에는 무려 2백10만주가 거래되면서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해말 평균 2만1천7백억원에 증자한 물량이 이날부터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매물이 쏟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모두 소화한 채 상한선을 친 것이다. 외국인들이 「사자 주문」을 집중적으로 낸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이 회사는 이달에 최소한 7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역시 비즈니스의 세계는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