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타 산업계와 마찬가지로 산전업계도 지난해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많은 기업이 부도로 쓰러졌으며 살아남은 기업도 만신창이가 됐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새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산전 관련 단체장들을 만나 IMF를 조기에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새해 구상과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 정재식 회장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 품목으로 불리던 공작기계가 수출 역사 30여년 만에 처음 흑자 품목으로 전환했던 지난해의 성과를 올해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정재식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장(56)은 올해 협회의 최우선 목표가 「무역수지 흑자 기조 유지」라고 잘라 말한다.
내수는 5대 그룹의 구조조정 여파 지속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경영여건이 약간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수출시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점 수출지역인 미국시장이 둔화되고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는 등 악재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협회의 올 수출목표는 지난해보다 약 30% 늘어난 5억2천만달러로 수출지역 다변화와 주요 해외 전시회 참가, 해외시장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이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협조를 받아 인도산업박람회(IETF), 유럽국제공작기계전(EMO), 중국국제공작기계전(CIMT) 등 주요 해외 전시회에 회원사를 대거 참가시키고 협회 홍보부스를 운영해 회원사 수출 증대는 물론 국내 공작기계 산업 현황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또한 한·미 산업기술협의회 및 한·일 공작기계공업회협의회 등 국제협력 활동을 보다 활성화함으로써 실질적인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해외 유관단체나 각종 해외 공작기계류 전문 전시회를 통해 수집한 해외시장 정보, 기술 정보, 각종 통상무역 정보를 인터넷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계에 제공하고 수출 촉진을 위한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침체된 내수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오는 4월로 예정돼 있는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기기 전문전인 「국제 로봇 및 자동화기기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자본재 육성대책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회원사 제품의 표준화와 부품 공용화 사업을 정부 및 회원사 공동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약 4년간 끌어왔던 공작기계용 수치제어(NC) 장치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해로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함은 물론 개발 후 개발품의 공용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공작기계용 NC장치 개발 프로젝트는 업계 숙원사업으로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도 뛰어난 성능의 국산 NC 장치를 보유하지 않고는 지속적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 정 회장의 시각이다.
그는 또 『NC선반과 머시닝센터 등 수입선 다변화 품목으로 묶여 있는 핵심 공작기계가 오는 6월안에 전면 해제될 예정이어서 일본산 공작기계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지고 대일 기술 도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내업체들에 상당한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며 『우선 일본업체들에 관한 정보 수집과 회원사간 정보 공유를 통해 공동 대응책을 모색하고 향후 기술적 측면에서도 일본업체들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전 업계가 핵심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