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칩 장비시장 급성장 전망

 최근 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칩으로 일컬어지는 구리칩 제조 관련 장비의 올해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배 이상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시장 전문 조사기관인 VLSI리서치는 올해 세계 구리칩 관련 장비 시장규모가 지난해의 6천4백만달러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1억9천9백만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 회사는 내년부터 4년간 구리 제조 장비시장은 매년 5백% 이상 고속 성장, 2003년경에는 17억달러 이상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의 또다른 시장 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가 지난해 전망한 구리 제조 장비시장의 성장 예상치보다 무려 2년 이상 앞서가는 것으로 최근 세계 주요 소자업체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구리칩 제조 공정 채택 움직임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구리칩 제조 공정은 현재 반도체 회로 합성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알루미늄을 대신해 구리를 실리콘 표면에 증착시키는 것으로 칩의 처리속도를 높이고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한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이다.

 이에 따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IBM·모토롤러 등 외국업체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올해부터 알파칩 및 ESL(Embedded SRAM in Logic), EDL(Embedded DRAM in Logic) 등과 같은 각종 비메모리 제품에 구리칩 제조공정을 본격 채용키로 한 상태다.

 하지만 구리칩 제조 공정이 실제 양산라인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구리공정에서만 특이하게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구리 증착 및 에칭 장비와 화학·기계적연마(CMP), 전기 도금 등과 같은 강력한 설비의 도입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구리 제조 장비는 3백㎜ 웨이퍼 장비와 함께 향후 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을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으며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구리 장비들이 양산용으로 공급되기 시작함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VLSI 측은 전망했다.

 실제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노벨러스·램리서치 등 세계 주요 장비업체들은 구리 장비시장의 빠른 확대에 대응, 새로운 구리 장비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으며 관련 업체 및 단체간 상호 제휴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비메모리 분야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구리 제조 공정이 향후 메모리 영역으로까지 확대, 채용될 경우 구리 제조 장비는 21세기 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의 전체 구도를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