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값이 저렴한 중고 노트북PC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신품과 중고품을 함께 취급하는 노트북PC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트북PC 신품 판매량이 감소한 반면 알뜰소비 추세 확산으로 중고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상당수의 노트북PC 전문점이 사업영역을 중고제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트북PC 전문매장은 삼성전자·대우통신·LGIBM 브랜드를 비롯해 대만산 신품만을 취급하고 1년에 한두 차례 정도만 제조업체가 자사 제품 판매촉진을 위해 중고제품을 매입하는 조건으로 중고제품 보상교환 판매행사를 한시적으로 대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IMF 이후 줄어든 매출을 보전하기 위해 제조업체의 보상판매 행사와는 별도로 매장 단독으로 중고제품 보상교환 판매방식을 연중 실시하거나 수집된 중고 노트북PC를 재유통하는 노트북PC 전문점이 대형 전자상가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노트북PC 매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곳은 용산의 터미널전자쇼핑으로 사업영역을 중고제품으로 확대한 매장이 지난해 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지금은 노트피아·컴원시스템·PC뱅크·천재컴퓨터·세븐컴·광산정보·진시스템 등 2층 컴퓨터 코너에만 10여개가 들어섰고 노트북PC 신품만을 취급하던 대양사무기는 지난달 상호를 아예 노트북 중고마을로 변경했다.
중고 노트북PC 취급점이 터미널전자쇼핑에 대거 등장하자 이달 들어서는 전자랜드·선인상가·나진상가 등에 입주한 일부 노트북PC 매장들도 중고제품을 취급하기로 하고 「전 브랜드 중고 노트북PC 보상교환판매」 「중고 노트북PC 고가매입」 등의 광고 선전물을 매장 전면에 내걸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신품과 중고품을 동시에 취급하는 노트북PC 전문점이 늘고 있는 것은 노트북PC 제조업체들이 몇년 전부터 제품 판매확대를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춘 펜티엄 초기 버전의 아카데미 버전을 대량 보급한데다 몇년 전부터 일었던 노트북PC 붐 여파로 중고물량 수급이 쉬워졌고 마진도 신품에 비해 20∼30% 정도 높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는 중고제품을 수집하더라도 판로가 보장되지 않아 재고부담이 컸으나 IMF 이후 중고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고 노트북PC가 틈새시장에서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제품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말 한 상가에 두세 군데에 불과하던 중고 노트북PC 취급점이 이달 들어서만 10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며 『이런 추세는 모든 상가의 노트북PC 전문매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