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쇼핑 송덕호 대표이사
중소기업으로 창업해 대기업과 대등한 경쟁을 벌이면서 안정된 성장을 거듭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케이블TV 홈쇼핑업체인 39쇼핑은 매출이나 서비스에서 대기업 계열사인 경쟁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으로 기묘년을 맞았다.
올해 매출목표도 3천5백억원으로 경쟁사인 LG홈쇼핑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소기업이어서 수익면에서는 오히려 안정성이 높다. 지난해 창업자인 박경홍 사장이 유명을 달리하면서 현재 39쇼핑은 송덕호 전무가 이끌고 있다. 대표이사인 송 전무는 내실을 중요시하는 전문경영인이다.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에 전환기적 변화가 많았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39쇼핑은 직원들의 합심으로 적지않은 경영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장기적인 회사발전을 위한 경영의 질적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모티브를 잡는 계기도 마련됐습니다.』
송 전무가 말하는 질적 변화는 결국 회사의 내실과 연결된다. 인조보석 사건과 레티놀 사건 등 고속성장에 반대급부로 나타난 부작용들이 회사의 신뢰성과 연결되고 결국 회사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은 「정도경영」만이 장기적인 발전을 보장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따라서 송 전무는 양보다 질에 치중하는 새해를 설계해 놓고 있다. 질은 취급하는 상품의 내용이나 품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와 회사내부의 업무역량까지 포함된다.
『홈쇼핑 회사들은 모두가 고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누가 더 큰 고객만족을 끌어내는가 하는 경쟁이기 때문에 굳이 차별화를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구매 편의를 높이고 좋은 상품을 공급한다면 그것이 곧 차별화가 된다고 봅니다. 굳이 차별화해야 한다고 한다면 케이블TV 홈쇼핑이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 공공성과 공익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송 전무는 질적 향상의 최우선 과제를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품의 노출을 없애는 것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품질관리(QC) 부문을 대폭 확대하고 인력과 시험장비를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또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해 상품이나 방송담당자들의 부족한 점을 빠르게 전달해 고쳐나갈 수 있게 하고 머천다이저들의 상품 선정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해나갈 방침이다.
고객만족을 위한 활동 역시 대폭 강화한다. 과학적인 인적 물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컴퓨터를 콜센터와 연결한 최첨단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 시스템을 갖춘 획기적인 대고객서비스 향상도 올해 이룩해낼 계획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위한 최첨단 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투자도 올해 시작한다.
『올해 시장전망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습니다. 성장 위주의 경영으로 외형을 늘릴 수도 있지만 이제 지난 4년을 되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포석을 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방송 측면에서는 판매 위주에서 탈피해 재미와 상품에 대한 정보제공, 소비자와 함께하는 회사로 거듭날 것을 약속합니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