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 합병을 위한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가격협상이 이번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인 매각대금이 어느 선에서 타결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양측이 생각하고 있는 금액의 차이가 엄청나게 커 이를 좁히는 것이 협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지분 전체를 현대측에 양도키로 한 LG측은 계열사가 보유한 LG반도체 주식 총액에다 영업권, 지적재산권 및 합병에 따르는 시너지 효과의 일부 등 프리미엄까지 합쳐 총 5조원 규모의 대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LG반도체 지분 소유구조를 살펴보면 LG전자가 41.23%, LG정보통신이 13.85%, LG상사가 4.87% 등으로 총 60% 안팎의 지분을 LG그룹 관계사 및 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LG측은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를 주가총액에 포함시키려는 현대측의 논리를 일축하면서 통합에 따르는 시너지 효과 부분은 현대전자가 주장했던 논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별개의 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현대측은 모든 문제가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론을 고수하면서도 LG측의 5조원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현대전자의 한 임원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가 TI사의 D램 라인을 인수할 때 주가총액의 1.25배를 지불한 것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그 때보다 D램 시황이 훨씬 호전됐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주가 총액의 1.4∼1.5배 이상은 무리한 요구』라고 밝혀 현대가 생각하고 있는 대체적인 인수가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기준 주가를 11일 오전가격인 1만5천원으로 하고 주식가격의 1.5배를 인수가격으로 제시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대측이 생각하고 있는 금액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LG측이 주장하는 5조원과의 3조원이라는 차이는 향후 협상의 어려움을 예상케 하는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가격협상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LG반도체의 주가 기준시점을 정하는 문제다.
기준시점에 따른 가격 차이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만큼 각자 자사에 유리한 방법을 격렬하게 주장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