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백색가전사업부, "별칭 효과" 톡톡히 본다

 「별칭을 부여받으면 반드시 성공한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내의 각 사업부들이 구자홍 부회장이 별칭을 지어주기만 하면 사업부의 체질을 건강체질로 바꿔 흑자사업부로 거듭나고 있어 주목된다.

 이처럼 백색가전 사업부들에 최대의 보약이 되고 있는 별칭은 지난 93년 공조기OBU가 3백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 사업포기라는 철퇴를 받을 뻔했을 때 구 부회장이 「여름사나이」라고 지어준 것이 효시.

 공조기OBU가 이를 계기로 바로 이듬해인 94년 흑자로 전환하는 기염을 토한 데 이어 매년 승승장구, 현재 최고의 수출효자상품을 생산해내는 주력사업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에 따라 95년께 생산라인을 대거 해외로 이전하는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돼 어려움을 겪고 있던 조리기기OBU와 96년 육각수사건으로 제품을 리콜하는 최악의 상황을 만난 냉기OBU에 각각 「볼케이노」와 「불사조」라는 별칭이 부여됐다.

 이를 계기로 조리기기OBU는 고부가제품인 후드겸용전자레인지(OTR)를 개발, 대미 수출에 성공하는 등 전자레인지를 수출주력품목으로 육성해 지난해 에어컨과 함께 최대의 이익을 내는 흑자사업부로 거듭났고 냉기OBU도 지난 97년부터 위기상황을 모면하고 제자리를 잡는 성과를 올렸다.

 이처럼 공조기OBU 및 조리기기OBU와 냉기OBU 등 별칭을 부여받은 사업부들이 모두 단기간내에 그동안의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사업으로 변모하는 상황이 연출되자 이제는 별칭을 부여받은 사업부가 타사업부의 부러움을 사고 있을 정도다.

 최근 백색가전 사업부 가운데는 마지막으로 구 부회장으로부터 「이과수특전단」이라는 별칭을 부여받은 세탁기OBU는 요즘 한편으로는 신바람이 나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존에 별칭을 부여받은 사업부들보다 높은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세탁기OBU는 특히 기존에 별칭을 받은 사업부들과는 달리 적자를 보거나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도 아닌데 이번에 별칭을 부여받음에 따라 다른 사업부들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 LG전자 내에 형성돼 있는 「별칭은 곧 보약」이라는 등식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책임감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LG전자 세탁기OBU는 이번에 부여받은 별칭에 걸맞게 특전단의 용맹스러움을 통해 이과수폭포와 같은 세계 최대규모의 챔피언 사업부로 거듭난다는 계획아래 OBU장을 특전단장으로 임명하고 각 팀장들을 특전대장으로 정하는 등 매출확대 및 흑자기조 정착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심지어 국내외 시장동향을 전황으로 표현하고 사업계획 발표도 전투상황에 맞게 명령하달식으로 대체하는 등 앞으로 군인정신을 십분발휘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어서 과연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둬들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