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부품품질관리> 국제인증 획득 현황

 ISO9000·ISO14000·QS9000 등이 국제적인 품질인증제도로 정착하면서 국내 업체들도 이들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제 이들 인증을 획득하지 않고는 세계 무역질서 속에서 더 이상 생존할 수 없을 뿐더러 국내 시장에서 고객의 외면을 받을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이 취득한 이들 3대 국제 품질인증은 대략 7천3백여건에 달하고 있다.

 이 중 지난 92년부터 국내 업체들이 취득하기 시작, 가장 보편화됐을 뿐만 아니라 취득업체가 많은 분야가 ISO9000이다.

 한국품질환경인증협회(회장 김승연)가 지난해 11월까지 집계한 국내 업체의 ISO9000인증 취득 현황에 따르면 총 7천36개 사업장(ISO9000은 기업체의 사업장 또는 공장별로 발급)이 ISO9000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국내 19개 품질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사업장이 5천6백17개소에 달하고 나머지 1천4백19개 사업장은 외국 품질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연도별로 보면 ISO9000 도입 초기연도인 92년 20여개 사업장이 인증을 취득한 것을 시발로 93년에는 1백26개 사업장, 95년에는 6백21개 사업장으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지난 96년의 경우 6백47개 사업장이 인증을 취득해 ISO9000인증 폭증 사태가 벌어졌다. 또 96년을 기점으로 외국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취득하는 사업장보다 국내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하는 사업장이 더 많아지는 현상을 보여 국내 인증기관들이 ISO9000인증기관으로 정착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7백71개 사업장이 ISO9000인증을 취득했고 나머지 6천5백65개소는 중소기업 사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지난 94년까지 ISO9000인증에 대한 인식부족과 자금부담 때문에 인증 획득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중소기업들이 95년을 기점으로 인증 획득에 적극 나서 대기업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는 해외 바이어들이 수출상담시 ISO9000인증 취득 여부를 상담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인증 취득의 필요성이 대두된데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감안, 인증 취득에 따르는 각종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펼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ISO9000인증 취득 업체들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천3백76개 사업장이 도·소매 사업장이고 전자·전기분야 사업장도 1천5백62개소에 달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94년부터 국내 업체들이 취득하기 시작한 환경경영체제(ISO14000)는 지난해 11월말 현재 총 2백77개 사업장이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 중 외국 인증기관을 통한 사업장이 1백16개소이고 1백61개 사업장은 국내 인증기관을 통해 ISO14000인증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기업 규모에 따라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1백8개 사업장에 달하고 대기업은 1백69개 사업장에 이르고 있어 아직까지 ISO14000인증은 대기업 중심으로 취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체 2백77개 사업장 중 55개 사업장이 전자·전기분야 사업장으로 나타나 전자·전기업체들이 환경경영인증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ISO9000 및 ISO14000처럼 세계표준화기구가 인정한 품질인증시스템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국내 주요 전장부품업체들이 인증 취득을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인증 중의 하나가 QS9000이다.

미국 자동차 빅3사인 GM·포드·크라이슬러가 지난 94년 공동으로 제정,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협력업체에 요구하는 이 인증은 이제 자동차 부품업체의 국제적인 품질 스탠더드로 정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QS9000인증은 자동차 관련 부품에만 한정되지 않고 전기·전자 등의 국제적인 품질인증제도로 확산되어 국내 주요 전자부품업체들이 이를 획득하는 데 발벗고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삼성전기가 국내 스피커업체로는 처음으로 QS9000을 획득해 업계의 화제를 몰고 왔으며 이를 계기로 국내 수십여 전장부품업체들이 QS9000을 획득하기 위해 관련 컨설팅업체를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내에 QS9000인증을 취득하는 업체는 1백여개에 달한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은 국제적인 품질인증을 획득하는 것과 병행, 국내 품질인증 획득에도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국내 품질인증 중 국내 제조업체들이 선호하는 품질인증은 1백ppm이라 할 수 있다. 제품 1백만개당 1백개 이하의 불량제품만을 생산한다는 개념의 1백ppm인증은 중소기업청이 주관이 되어 국내 대형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인증은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현대전자 등 대형 전자업체 및 자동차·중공업 등 대형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획득하고자 하는 인증으로 부각되고 있다.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백개에 달하고 있는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는 이들 대형 제조업체는 협력업체들의 불량률이 감소하면 할수록 그만큼 생산성이 향상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제조업체들은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1백ppm인증을 취득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불량률 감소를 통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국내 제조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자 최근 들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6시그마운동이다.

 6시그마운동은 국제적인 품질인증은 아니지만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차세대 품질혁신운동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품 1백만개 중 3, 4개의 불량품만을 생산한다는 개념의 6시그마운동은 지난 87년 미국 모토롤러사가 처음 도입, 불량률을 현격히 줄인 것으로 나타나자 이후 텍사스인스트루먼츠·ABB·GE 등 세계 초일류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도입, 전사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 운동은 최근 들어 국내 대형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 삼성전관·삼성전자·삼성전기·LG전자·새한미디어 등 30여개 업체가 시행하거나 추진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20세기 품질관리운동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6시그마운동은 올해 국내 제조업체 사이에서 품질관리와 관련,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