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 여건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DVD롬 드라이브를 탑재한 PC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또 별도의 장치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DVD 타이틀을 재생할 수 있는 시스템도 선보였다. 조금씩 불기 시작한 DVD 바람은 올 2·4분기부터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 각종 DVD 타이틀이 아마존·릴·넷플릭스 등 온라인 쇼핑몰의 최대 인기상품으로 등장했다. 넷플릭스사의 경우 이 기간에 DVD 영화타이틀 판매량이 9월보다 3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들도 경쟁적으로 올 한해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DVD플레이어는 물론 DVD롬 드라이브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조사자료를 내놓고 있다.
현재 읽기 가능한 DVD롬 드라이브를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는 전세계 전자업체들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세계 유력 전자업체들은 DVD램과 DVD 리라이터블(RW) 등 DVD 계열 저장매체를 차세대 매체의 대표주자로 내세우기 위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DVS코리아 등 국내 DVD롬 드라이브 개발업체들도 지난해 3세대 DVD롬 제품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부터 DVD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판단해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비디오·비디오CD·레이저디스크(LD) 등을 대신할 차세대 미디어의 하나로 각광을 받고 있는 DVD는 국내에 등장한 지 3년째를 맞고 있지만 그동안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막론하고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의 DVD관련 기술수준이 미국과 일본에 비해 큰 격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시장형성이 뒤처지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콘텐츠가 빈약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업계의 투자마인드 및 공조 마케팅전략 부재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외에서 일기 시작한 DVD 열기가 지속되도록 관련업계 전체의 세심한 전략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전자·정보통신 시장의 수요창출을 위해서라도 DVD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