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경영 계획 "극에서 극"

 「수비형 & 공격형.」 디스플레이의 양대산맥인 브라운관과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업체들이 이처럼 대조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라운관업체들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수익성 확보를 위해 내실을 다지는 데 역점을 두기로 한 반면 TFT LCD업체들은 공급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수익성도 확보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올해 국내외 생산라인의 구조조정을 통해 브라운관에서만 해외법인의 매출을 포함해 2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특히 이 회사는 17인치 이상의 대형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과 평면 브라운관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는 대신 상대적으로 15인치 CDT 등 저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낮춰 수익성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오리온전기(대표 김영남)는 대우전자의 사업 맞교환으로 30% 이상 판매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플랜트 수출을 포함해 1조3천3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로 했다. 이처럼 한자릿수 매출 신장을 계획한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3백20% 수준인 부채비율을 1백80% 이하로 낮추는 한편 17인치, 19인치 등 중대형 CDT와 29인치 이상 컬러TV용 브라운관(CPT) 등 고부가가치 제품위주로 생산라인을 전환, 수익성 확보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관(대표 송용로)은 경영자의 교체로 사업계획을 제대로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지난해 매출 예상치 4조6천억원에 비해 소폭 신장한 5조원(해외법인의 매출 포함)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 회사는 올해 구조조정에 역점을 두고 국내외 생산라인의 효율적인 재배치와 함께 소사장제와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제 도입 등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관리에 주력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브라운관 3사가 이처럼 안정적인 매출계획을 잡고 있는 데 비해 TFT LCD업체들은 큰 폭의 매출 신장세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공식 출범한 LGLCD(대표 김선동)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TFT LCD 전문업체로 거듭나면서 올해 노트북PC용 TFT LCD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4백70만개(13.3인치 TFT LCD기준)를 생산,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성장한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과감한 매출드라이브 정책을 위해 중국 등 신시장에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하는 한편 외자유치를 통해 부채비율을 1백70%대로 낮춰 금융비 부담을 줄이면서 수율향상과 함께 14.1인치 이상의 대형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을 계기로 올해도 지난해보다 30∼40% 신장한 1조4천억∼1조5천억원을 달성키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TFT LCD시장이 12.1인치에서 13.3인치와 14.1인치급으로 빠르게 옮겨갈 것으로 보고 이 부문의 비중을 늘려 나가면서 신규사업으로 AV관련 신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