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해 부품산업 전망 품목별 집중 진단 (7)

콘덴서

 그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던 콘덴서업계도 올해는 동반상승했던 세트경기의 불확실성으로 과거의 양적 성장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바탕으로 한 소폭의 질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콘덴서는 이를 수요로 하는 세트업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콘덴서시장은 한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여 올해 콘덴서시장은 8천억원 정도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콘덴서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전해콘덴서의 경우 올해는 약 3천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42% 가량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영전자의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2위를 지키려는 삼화전기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2위를 탈환하려는 삼성전기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수시장의 침체에 따라 전해콘덴서업체들은 당분간 수출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이지만 주재료인 알루미늄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환율변화로 인한 원자재 수급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증착필름(MF)콘덴서업계도 시장침체로 업체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트의 디지털화에 따라 노이즈 방지용으로 사용량이 증가하는 X2콘덴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필코전자에 이어 유창전자·서룡전자·선일전자·대흥전자 등 후발업체들이 영업력을 강화하거나 신규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X2콘덴서시장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접어들 전망이다.

 전원입력단에 노이즈 방지용으로 사용되는 X2콘덴서는 국내에서 월 2천5백만개 정도가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노이즈 방지용으로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필름콘덴서업체들의 시장참여가 잇따를 전망이다.

 마일러콘덴서업계는 대만 및 중국산 저가제품의 공세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가 현안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의 마일러콘덴서업체들이 생산물량을 확대하면서 국내 마일러콘덴서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위축되고 있는 점을 감안, 국내 마일러콘덴서업체들은 품질개선 및 원가절감 등 중국산 저가제품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콘덴서업체들은 고체콘덴서 및 스위칭모드파워서플라이(SMPS)의 적용 확대와 모니터 등의 대형화에 따라 고주파 환경에 견딜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콘덴서의 경우 주파수가 일정 수준 이상일 때 임피던스(Impedance)가 높아져 자체적으로 발열, 성능이 저하되거나 고장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콘덴서 개발이 업계의 현안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올해 콘덴서업계로선 창업주가 물러나고 2세 경영체제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영전자와 극광전기에 이어 올초 삼화콘덴서 그룹도 2세가 경영을 책임지게 됨에 따라 본격적인 2세경영시대가 열렸으며 이들의 등장에 따라 해당업체 및 업계에 미칠 변화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고려기전·광장엔지니어링·동우정기·삼화엔지니어링 등 콘덴서 장비업체들도 내수시장의 경우 콘덴서업체 투자심리 위축으로 신규설비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 수출로 난국을 타개해 나갈 전망이다.

 특히 국내 콘덴서장비는 일본산과 동등한 품질력을 갖추고 있고 가격 면에서는 대만산에 뒤지지 않아 세계 유수의 콘덴서업체로부터 호평받고 있어 체계적인 수출전략이 세워질 경우 수출효자품목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